서울상경기(북한산 송추계곡)

  사람은 왜 아침이면 눈이 떠지게 되는지 그게 참 궁금합니다. 밤에는 어찌 되었거나 잠을 자야하니 눈을 감아야 하고요. 감았다 뜨면 해가 비추이는 낮이라니........거참.........음양오행설인지 뭔지는 전 모릅니다만 살아 있는 모든 것들 대다수는 밤에 잠자고 낮에는 눈을 뜨고 움직이는데.......밤에 움직이는 별난 사람들도 있더군요. 이른바 밤낮이 바뀐 사람들.........

  모텔이 참 좋은 것은 낮에도 햇볕이 잘 안 들어오게 창문이 햇볕을 차단하는 기능이 뛰어나단 거지요. 알람을 아침 6시에 늘 맞추어 놓고 살다보니 아침 여섯시에 알람 소리에 눈을 떴는데........방안은 어두웠습니다.  시계를 보니 여섯시 하지만 이른 아침에 어딜 가겠습니까. 에이 더 자자. 얼른 결론을 내리고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 갑니다.

  어떤 남녀가? 수없이 거쳐 갔을 이 침대에 나도 외로이 혼자서 이것이 뭔 염병인지........

좀 더 자자고 눈을 감고 누웠으나 머릿속은 온갖 상상을 헤매더니 급기야 눈이 자동으로 떠집니다.

요즘은 모텔에 방마다 컴퓨터 한대씩은 갖추어 놓고 있으니 참 좋은 세상입니다.

  컴퓨터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바둑을 두었습니다. 현재 오로바둑 4단으로 강단을 시켜 놓았으니 이걸 원위치 시키려면 여러 판 두어야 하는데.......오로에서 4단들은 조금 만만하지만 그래도 혹간 아주 강한 4단을 만날 때는 승부가 어렵습니다.

  마음만 앞서서 두는 바둑이라 그런지 자꾸만 헛수만 두어서 결국 2승2패 원점입니다.

그러고 나니 아침 8시 30분입니다.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하고 법석을 떨고 머리손질에 스킨 바르고, 그러고 나니 거의 열시가 다 되었습니다.

  근처 식당에서 해장국밥을 시켜서 아침을 먹고는 다시 전철을 타고 서초 역까지 갔습니다. 한데 하필 그 시간이 열두시가 다된 점심시간이니 어쩝니까. 또 식당엘 들어가서 점심을 시켰습니다. 제육덮밥  이거 영판님이 먹지 말라는 돼지고기 들어간 건데........

  오후 한시 반이 되도록 식당과 커피전문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법원행정처를 찾아갔습니다. 4층에 잇는 가족관계등록과를 찾아가서 출장 온 이유를 말했더니 친절하게 처리를 해주시고 또 업무에 필요한 책자를 받아서는 일을 마치고 보니 3쿠션님과 약속한 오후 네 시는 한 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또 전철을 탑니다. 요금은 1,100원 서울에서 좋은 점은 교통비가 많이 안 들어간다는 점과 음식값이 좀 싸다는 것만 빼고는 다른 것은 별로 좋은걸 모르겠습니다. 구파발 역에 도착하니 좀 시간이 남았습니다. 태평역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오고 게시는 중이라고 하고요.

  공원 벤치에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는데 3쿠션님이 오셨습니다. 서로 얼굴을 대하자 서운한 감정보다 반가운 감정이 앞서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가 나작의 제 글에 대해 3쿠션님이 오로광장에 비판을 하면서 올린 취지를 물어보니 제가 오로광장에 글을 올리는 것 보다 나작에 더 충실했으면 한다는 그의 개인적 바램이었습니다.

  그의 뜻은 충분히 이해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사람을 일관성이 없는 사람으로 표현한 것은 좀 심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현상을 설명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 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나는 그 이야기를 결국 한 시간 넘도록 하였으나 결론은 없었습니다. 박민식 시인이 우리를 데리러 오는 바람에 이야기를 접고 송추계곡으로 향했습니다. 3쿠션은 태평역님이 가자고 하니 같이 따라 나섰습니다.

  북한산 송추계곡에 도착하니 벌써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 있습니다. 용마님, 도리124님, 선달님, 그리고 무도님 내외, 반갑게 포옹하고 일행은 함께 어울려 푸짐한 저녁상을 받았습니다. 잠시 후 꽁꽁수님, 황소걸음마님이 도착 하셨습니다. 그리고 거듭되는 위하여~~~

  토론........이 격론으로..........꽁꽁수님.....참 미남이더군요.........저는 기가 팍 죽었습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정말 잘 생긴 미남..........달변에.......거기에 반해 차분한 셩격의 황소걸음마님은 도인 같은 느낌........꽁꽁수님과 3쿠션님의 끈질긴 설전을 보다 못해 제가 성질을 부렸습니다. 아마도 밤을 새울 것 같은 설전에 참을성이 없어진 이유는 술 탓이라고 변명을 해봅니다. 거기에 3쿠션님은 모친 때문에 가야할 처지인데.......

   웃으면서도 할 말 다하는 꽁꽁수님....

 열받은 꽁꽁수님......인상 무섭다..

  가는 3쿠션님에게 좀 모진 소리를 해서 보냈습니다. “앞으로 개인을 비난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가만두지 않겠다.”  마치 선전포고 같은 이 말을 해서 보내고 나니 또 후회가 되는 군요. 좀 좋은 말을 해도 될 터인데........황소 걸음마님 하고 바둑을 두었습니다. 오로 6단 황소걸음마님과 호선으로 둔 두 판의 바둑은 황소걸음마님이 음주 바둑에다 손님 접대를 하시느라 적당히 져주시더군요.........(헤헤헤 황소님 담에는 제가 져드릴게요)

 황소님과의 대국

  새벽 한시가 되어서 겨우 취침을 한다고 누웠는데......그 다음은 저도 모릅니다. 제 코고는 소리에 잠 못 이루시는 용마님의 모습만 기억 될 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