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병리과의 나이트

오후3시 病院 內 사무실에 도착한다. 나이트근무는 밤 10시부터 익일 7시 반까지인데 7시간을 일찍 나온 것이다. 임상병리과의 나이트근무는 오후 5시부터 익일 아침 8시 까지 인데 근무시간에 대한 협의가 아직 확정되지 못했다.

진단검사의학과(임상병리과)의 총책임자인 팀장과 협의를 했어도 하위부서들은 UM(Unit Manager)들이 자기부서의 이익과 기득권의 유지에 각을 곤두세운다.

“나는 간호부 UM회의에 가도 할 말은 다해요. 나를 미친년이라고들 해요”

진검 UM중 한 분은 배정된 인원 중 한 명을 빼야 하는데 위에서 협의가 됐는데도 동의를 안 한다. 6명의 인원으로 365일 가동되는 Two Shift나이트와 두 곳 채혈실 그리고 외부 라운딩을 돌아야 하는 업무를 모두 소화하려면 불가피 한 조치임을 총책임자는 금새 이해하며 두 명 요청했던 나이트를 한 명으로 줄여도 이해하시는데 아랫사람은 자기부서 소속 인원은 한 명도 방출할 수 없다며 막무가내다.

5시부터 10 시까지의 진검근무에 내가 들어간다. 10시에는 배정된 인원이 나올 것이다. 처음 들어가는 진검 나이트에 기존 직원들은 무척 반가워한다.

자동화가 되어 Air Shooter 세 곳과 Conveyer 한 곳 네 곳에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검체물과 각 병동, 중환자실, 채혈실 등에서 응급으로 직접 간호사나 보조원들이 가져오는 검사물들은 엄청난 양이다. 보내온 Carrier 와 컨베어 박스등을 되돌려 보내고 검체를 혈액부, 생화학부, 미생물부, 분자생물부, 조직부등 부서별 분류와 컴퓨터의 바코드 리더 에 인식시키거나 잘못된 검체는 해당 병동의 간호사에게 연락하여 조치를 취하고 진검 해당부서에 딜리버리 하는 단순한 일이지만 기존 임병 직원들은 일손이 딸려 우리 측에서 지원에 나선 것이다.

오후5시부터 익일 아침 8 시까지의 긴 근무는 누구나 좋아할 리 없어 보통 신입직원들 몫이다. 진검(임상병리과)이나 영상의학과등은 신입은 1년 내지 2년씩 야간 근무를 시킨다. 고유 업무에만도 바쁜 터에 일손을 덜어줄 지원이 오니 반기는 것이다.

밤 1시가 되니 조금 한가하다. 이제 조금 익숙해진 우리 요원에게 일을 맡기고 다른 곳들을 돌아본다. 지하2층의 약제부에 들린다. 약제는 총인원 15에 나이트근무는 셋이다. 휴일이 없고 힘들다고 약제에서 다른 부서로 옮기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점파악과 업무개선의 여지를 찾아본다.

응급실에서 약제부로 전화하여 우리요원에게 에어슈터 로 약을 발송하라고 지시한다.

금새 잘 도착한 약을 경증 응급실과 소아 응급실에 나눠드린다. 하룻밤에도 수십 번씩 응급실과 약제부를 오갈 것이 아니라 자동화된 기계를 사용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잘 이행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밤의 응급실은 낮보다 더 바쁘다. 응급실 밖 복도에도 카트에 누운 환자들이 7~8명이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간호사들은 눈을 맞춰도 인사도 못한다. ER(응급실)의 우리 요원들은 셋업이 잘 되어있다. 나이트 근무자만 한 명 더 배치하면 완벽하겠군.

19시간의 긴긴밤은 지났다. 이것저것 정리하고 나니 아침 10시 이다.

마음 같아선 오후3시 까지 근무 후 퇴근하여 금요일 저녁을 집에서 편히 쉬고 싶지만 체력이 견디질 못 한다. 가락동 사무실에서 잠시 눈을 붙인 후 밤 10시 나이트 근무를 다시 나와야겠지.

이번 주에는 내내 너무 무리를 한 것 같다. 진단검사의학과의 우리 요원들의 근무가 잘 되어야 할 텐데 라는 걱정 속에 쇠를 매단 듯 무거워진 하반신의 발걸음을 집으로 향한다. 끝.

2009/4/25/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