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로 운영자님에게  해설이 있는 생중계를 더해 달라고 한참 졸랐습니다. 
프로가 해설하기 어려우면 오로의 7단 왕별님들이 해설해달라고요, 그것도 않되면 7단, 그것마져도 힘들다면 우리의들의 왕초 굴초님이라도 ^^... (아즉도 6당 이신가요? )

한참을 조르고 나서 보니  김영삼 프로가 "라이브 관전기" 칼럼을 다시 시작한것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역시 김영삼프로의 센스와 유머 그리고 삶의 철학도 가끔씩 느낄수있는 그런 해설이었습니다.  읽다가 보니 예전에 쓴글이 하나 생각나는군요.  작년에 김영삼 프로가 생중계를 한번 해설했는데  해설을 너무 잘해서 제가 감격하여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가슴에 생생히 전해지네요...

지금의 "라이브 관전기" 칼럼도 재미가 있기는 합니다만, 예전 생중계에서 맛본 그때의 바로 '그맛' 은 잘 느껴지지가 않네요.   똑같은 음식이래도 지금은 제가 배가 불러 그맛을 못느끼는걸수도 있겠구요. (도루묵 신드롬 이라고 해야할까요...)

어쩌면  김영삼 프로는 게임이 끝난후 종이위에 써내려가는 평면적인 해설도 잘하지만, 현장에서 생중계나 TV 로 "라이브"  리포트하는데 더 천부적인 소질이있는것이 아닐까 혼자 한번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다음 생중계는 김영삼 프로의 해설로 듣고 싶습니다. ㅜㅠ

 

바둑계의 잉꼬 부부 김영삼 현미진 프로 와 이상훈 하호정 프로. <사진: subkorea.com >

(한가지 일러야쥐, 무슨배짱인지 김영삼 프로는 설거지를 잘 안도와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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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기 KT배 왕위전 도전자결정전
2006년 05월 24일
이영구선수  193수 흑불계승

해설: 김영삼 7단, 진행:김상우

 

   

서무상 6단                 이영구 6단               (사진: cyberoro.com)

 

▲ 새신랑 서무상(오른쪽), 최철한 잡고 도전권에 성큼!          <사진: cyberoro.com>

김영삼프로의 명해설이 담긴 이대국을 감상하시려면 > 오로의 중계> 생중계다시보기>에 가셔서 서무상 이름으로 "찾기' 를 하시면 됩니다.

http://new.cyberoro.com/gibo/live.htm?div=12   <== 요길 클릭하셔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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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일년전에 이글을 썼군요...)

09 와 03 (오랫만에 본 명국과 명해설)  2006, 5/25

어제 서무상 6단과 이영구 6단 (도전권 획득으로 1단 승단했으므로) 의 왕위전 도전자 결승전은 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명국이었다.

바둑내용도 재미있었지만 김영삼7단의 해설이 이바둑을 더욱 빛내주었다. 관전하던 다른 몇몇분들도 해설 참 잘한다고 감탄사를 연발 했다.

무엇이 다른가?

1. 우선 해설이 성실했다.

중요한 장면마다 빼놓지않고 설명을 해주었는데 긴시간 그렇게 성실하게 설명하는 해설자를 요즘 거의 못본것 같다. (루이 사범이 예전에 한번 오로에서 해설할때 참고도 열심히 올린기억은 난다.)

2. 해설하는 표현력이 참신하다.

두텁게 두어온 흑29 의수는 "나 영구야" 하는 수입니다.

눈목자로 나간 31 의 수는 "나 서무상이야" 하는 수입니다.

"난 영구가 무서워, 무조건 한 칸 뛰고 봤을거야.. 안 끊기게" <흑 39수 를 보고나서>

아, 깜짝 놀랄만한 한 수입니다.  중앙 백돌은 살았느냐 그거죠!  뭔가 그럴듯해 보입니다. 두 기사 모두 기가 펄펄 흘러 넘칩니다. <흑 71수 에대해>

보통 바둑의 승부처가 두 세번 정도면 끝나게 되는데 이 바둑은 처음부터 끊임없는 승부처의 연속입니다. 지금도 서무상 6단, 이영구 5단의 찝찝한 곳을 찔러갔죠.    "어떻게 받을래?"  <백88 수>

이영구 5단, 한 공격 하는군요..  묵직한 스트레이트가 작렬된 것 같습니다. <흑103, 중앙대마를 공격한후>

와우~~!   뿌리를 뽑겠다는 수입니다..  <흑이 109로 밭전자를 째고 나가자>

이것은 백은 '이돌을 잡을 수 있느냐?' 흑은 '연탄 공장에 들어오면 흰 옷을 절대 보존할 수 없다!' 이런 의미인데.. <姸貶?침투한 백을 공격하는 129를 보고>

3. 바둑선수들의 주변 이야기를 쏠쏠하게 재미나게 해주었다

동대문구장에서 하는 기사들의 야구시합 이야기, (본인의 번호는 03, 윤현석 8단의은 61, 별명이 박찬호라나... 창호는 100번인데, 일당 백이라서...)

하호정 프로가 딸 낳을 때가 지났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는얘기 (하호정 프로, 결혼한지 어제 같은데 아니 벌써....하프로는 오로에서 지도 대국을 해준 분이어서 보닌이 특히 좋아하는데 소식을 듣게되어 반가웠음)

서무상선수가 이쁜 아내 (강지성 프로의 친척이라는군요) 를 맞이한후 군의 성적을 내고있다는 이야기...

이창호 장가 가는 이야기 ( 여기서 갑자기 "뽕밭에서 술래잡기 해보신분 손들어보세요" 라는 묘한 멘트를 남겼는데 ㅋㅋㅋ )

뿐만아니라 외국 기사들의 소식도 전해 주었다.
특히 "중국의 어린 저우루이양 3단은 주목해 보아야 할것, 제2의 섭위평 수문장이 될것" 이라는 예언(?) 비슷한 발언도 인상적이었다.

4. 해설자로 중용을 지켰다.

김영삼 프로와 서무상 프로는 같은 허장회 도장에서 입문했다고 한다... 얼마나 서프로와 친하겠는가? 그러나 바둑은 공정히 해설해 주었다.

성실하게,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어느해설자(?)처럼 너무 까불지않는 중용의 묘... 진정 Live 바둑의 명해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멘트 하나:

"서무상 6단의 성품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훌륭합니다."

정말 감동적인 멘트였습니다....
다른 동료기사를 이렇게 칭찬하는건 처음 들어본것같습니다.

서무상 6단, 김영삼7단, 두분께 진정한 존경심이 우러납니다...
요번을 발판으로 다음엔 꼭 우승하시길 기원합니다....

(PS: 오로 사장님께, 김영삼 프로를 오로 전속 해설자로 써주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이판을 이김으로 이영구 6단(왼쪽)은 이창호 9단을 상대로 대망의 왕위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사진: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