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작인들에게 드리는 시조 한 구절

선비만석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가 가지마라

만경창파에 고이 씻은 몸 더럽힐까 하노라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 희고 속 검은 건 너뿐인가 하노라

  요즘 시국이 어수선 하여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옛날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소통을 하려고 하시거든 귀를 열어야 하는데 서민의 소리 보다는 높으신 지도자들의 이야기만 경청을 하시는 군요.

  나작코너가 요즘 매우 시끄럽게 되었습니다. 왜일까?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에게는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본능이 있나 봅니다. 저도 그런 부류의 한 인간입니다. 또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나타내는 것에 예전보다는 더 공을 들입니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은 겸양지덕을 나타내는 말이겠지요.  나작에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은 물론 모두가 성인이고 자신의 행동이나 언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서로가 비판을 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 아니라(발전적 측면에서)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우월감을 나타내기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되거나 편협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글은 그 사람의 인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60억 세계인 속에 6천만 동포 중에, 대한민국에 나작코너에 글을 올리시는 몇 분의 작가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할말 안 할말 다하고, 서로 헐뜯는다면 결국 누워서 침 뱉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아직 환갑도 안 된 57세의 장년입니다. 세상을 뭐 그리 달관한 사람도 아니요, 그저 평범한 소시민이고 제가 좋아서 이곳에 이런저런 신변잡기와, 또 詩 같지도 않은 시를 써서는 여러분이 읽어주는 것에 감사를 드리고 삽니다. 어떤 때는 많은 사람이 읽어주어 가슴이 흐뭇하기도 하고, 추천도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지만, 또 어떤 때는 다른 분의 글이 추천을 많이 받고 읽는 사람이 많으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질투 ?를 느끼기도 합니다.

  제가 글 머리에 시조 두 수를 적은 것은, 요즘 나작코너가 그 시조의 내용 같기에 가슴이 아파서 적었습니다.  그냥 우리 서로가 잘못했던 잘했던, 그것을 꼬옥 따지고 이겨야 된다고 보십니까?  조금은 양보하고, 아하 나와 생각이 다른 남도 있다고 인정하시면 안 될까요?

  애기가 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작 코너가 되어, 많은 애기가 들이 우리를 사랑하는, 그런 나작인 들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