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쟁선17, 뚝딱거림

화점으로 한 칸 걸침에 마늘모로 받아 상대방을 세워주면 보통은 10급 미만일 것이다.

화점 한 칸 걸침에 머리를 기대는 것은 세 점 이상의 접바둑에서 쓰이는 정석이라고 조남철 옹 의 저서 속임수 화점 편 에서 보고 기억한 것이 어언 30여 년 전이다.

반상에는 룰 이 있어 이래서는 안 되고 저래서는 손해고.

돌의 美學까지는 이르지 못할지언정 무리 하면 안 되고 욕심내면 더 손해고. 모든 애기가 들이 아는 것이다.

위기십결 제1조가 貪不得勝 아니던가.

욕심을 내면 이기지 못한다고.

온라인 대국실 에서 모처럼 시간을 내어 대국을 시도해본다.

대기실에서는 앵벌이에 소동이고 7단이건 7급이건 고하가 없이 폰트 주세요~이다.

소란을 벗어나 방 개설을 한다.

찾아와 대국신청을 하는 이는 승이 패보다 100은 많다.

레이팅은 연승을 여러 번 하는 중인지 점수가 높다.

대화명은 기기묘묘하게 들도 만들었다.

토인들의 싸움에 얼굴에 피와 염료 등으로 기괴하게 문신을 그려 상대방을 위압하려던 것처럼

갖가지 대화명은 시작도 전에 위압감을 준다.

대국을 시작하면 더욱 가관이다!

첫 외목에 다음 수는 고목. 아니면 삼연성에 십 급 정석이라는 머리붙임을 주저 없이 둔다.

승점이 패점보다 100여점 많은 것을 보면 이런 교란작전으로 승깨나 거두었나보군!

하지만 바둑의 길이 이런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이가 대국신청을 한다.

제한시간 5분에 초 읽기 30초 3개는 양반이고 1분에 10초 3개도 최근엔 적지않다.

그리 급하면 뭐 하러 바둑을 두나 공연히 이곳엔 오나.

실력이 아닌 실수나 바라거나 심리전으로 흔들어 이겨보려는 얄팍한 심사가 아니라면.

가로세로 두자미만 인 바둑판 반상 이지만

그 속에 四季와 365일 생활과 우주 가 포함되어 있다고 미화되지 않던가.

예 와 도를 추구하며 욕심은 실패라며 중용과 조화를 추구하는 생활과 정신의 시뮬레이션 시험장이 아니던가?

동네마다 아파트단지마다 그 많은 바둑교실 들은 축구의 유소년교실보다 숫자가 많아 바둑의 위상을 보여주며 학부모 주부들조차 바둑의 덕목을 장점을 효용성과 기대가치를 알기에 어린자녀들의 손을 잡고 들어서며 챔프가 된 후 까지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그러한 바둑일진대

어째서 온라인에서는 대국의 추세가 승리만을 탐하여 속기에 속임수에 내용이 없는 돌이켜 볼 가치가 없는 음미해 볼 필요가 없는 뚝딱거림만 하게 되는가?

실망하여 중국서버와 일본서버를 기웃거려보지만

어쩐지 낯선 느낌에 대국이 쉽지는 않다.

다시 돌아온 오로1서버.

온라인 덕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대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덕에 설레는 마음으로 상대를 기다려보지만

진정 바둑임을 느끼며 바둑답게 둘 수 있는 상대를 오늘은 만날 수 있을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