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밈(meme)을 받아 들이는가?

                                                                                                                               저니

meme :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Richard Dawkins)가 1976년 출간한 저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핸드폰을 사드렸다.

아니 어머니의 지속적이고 꾸준한 압력(?)으로 아버지가 사오셨다고 봐야 한다.

핸드폰을 사드렸지만, 그 정체불명의 기능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려우셨는지 나에게

그 임무가 주어졌다. 나도 처음에는 그 기능에 대해서 책을 보지 않고는 모를 것 같은

기계치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핸드폰을 만지자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핸드폰이 내 말을

듣는 것이 아닌가?

나는 비로소 알았다. 나는 현재 문명에 소외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좀 엉뚱하고 황당한 구석이 많은 사람이다.

나의 행동방식이나 나의 문화적, 사회적 양식은 나를 둘러쌓은 환경에 의해서 받아 들여지고

스스로 선택되어진 나에겐 아주 소중한 것들이다.

그런 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을 분석한다는 것은 게놈프로젝트와도 흡사한 작업이 될 것이다.

처음엔 부모가 시키는데로 하기도 하고 또 친구를 따라하면서 모방과 복제가 이루어졌지만,

나에게 필요한 부분만을 취하기도 하고 따라하다 보면서  나의 것을 만들어 내었다.

남의 좋은 표현과 행동은 나에게 받아들이고 싶다는 욕구를 가속화시킨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 '흐르는 강물처럼' 포스터 한장을 보고 시작한  플라이 낚시.

그 멋진 포즈와 꿈속 같은 환상으로 (사실 실상은 그리 멋지지만은 않았다)

나는 죽을 고생을 하면서 배웠다.

바둑은 앞집 사는 친구의 놀림에 대항한 복수심에 복제된 산출물이다.

이 바둑은 나의 사고의 접근 방식을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진화하였다.

소위 기획이니 마케팅이니 하는 나의 잔머리가 여기에서 출발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직업들은 내가 받아들인 사회적인 meme 의 일부를 소화한 결과이다.

인터넷은 나의 분신인  meme을 받아들이고 전달하는 부분이 되었다.

그곳에서 돈을 벌고 그곳에서 돈을 쓰듯 문화를 호흡하고 사회를 느낀다.

글을 쓰는 것도 시를 쓰는 것도 전부 받아들여진 meme에 의해서 나의 meme이 발산된다.

탁구, 걷기, 등산, 낚시, 독서, 글쓰기, 인터넷 서핑, 채팅, 핸드폰 통화....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 받아들여졌다.

받아들여 진 것은 수단이 되기도 하고 또 나의 meme이 되기도 했다.

탁구는 펜홀더를 받아들였고 펜홀더 임에도 공격보다 수비를 하는 나만의 meme을 만들었다.

걷기는 산책보다는 속보를 택했고 종종걸음은 나의 meme이 되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나의 meme이 내가 아닌 남에게 어떻게 전달되어 받아들여지거나

아니면 나만의 meme으로 남아서 사라지는 것이다.

나의 사랑 역시 그녀와 나는 서로의 meme을 받아들이고 공유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아마도 그만의 meme를 기억하는 것이다.

나도 나의 meme이 기억되고 싶은 욕구와 욕망으로 오늘 하루도 오로사이트의 또또 배팅처럼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과 같은 나의 meme을 사고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