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제발 화좀 내지 말아달라" 는 소원을 듣고 내자신의  화 문제를 놓고 씨름한지 어언 7년 이란 세월이 훌쩍 흘러가 버렸네요. <1>

화 하나 다스리는것도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이제는 화를 그리 자주 내지도 않고, 또 폭팔도 거의 안하게 된것 같습니다.  스타의 날카로운 모서리와도 같던 성품중 하나가 깍끼고 무디어진듯한 느낌이 듭니다.


화의 모서리가 어느정도 다듬어지니까 그다음 모서리가 또 하나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비판과 비난의 날카로운 모서리"
저는 참 날카로운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말이 좋아 날카로움이지, 정확하게 말하자면 모든 사물, 사건을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유리잔에 반 차있는 물을 보는게 아니라 비어있는 반을 바라보고 비판하며 비난하는 성품 - 딱 그것입니다.


아이들이   5과목 "수" 를받고, 한과목 "우"를 받았다면 "우"에 눈이 멈추어 잘한 과목 5개를 칭찬하기보다 우 하나를 먼저 지적하는 못된성품,  맛있게 차려진 진수성찬 밥상을 앞에서도  마음에 안드는 한가지반찬을 집어내어 투정하는 습관...

결국 살펴보니 사람,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었다는것이 드러나더군요.

그래서 왜 이런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까 한번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제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아버님은 굉장히 긍정적이고 모든이에게서 먼저 좋은 점, 장점을 찾아내시는 분이었던 반면,  어머님은 그 반대로 상당히 부정적이고 비판적이셨던것 같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려서 기억은 거의 없으나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가슴 아펐던일이 하나 있습니다.
유치원정도 의 나이였을것 같네요...
이웃집 동네분이 밭에서 고구마를 캐고 있었죠.  땅속에서 커다란 고구마가 올라오는것을 보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마치 보물찾기 하는것처럼... 

그래서  반나절 고구마 캐는것을 도와 드렸습니다. 도와드렸다기 보다 재미있어서 한것이지요.  그리고 집에 집에가려하니,  아주머니가 제가 입고 있던 셔츠에 고구마를 가득 담아 주셨습니다. 

저는 일한댓가로 얻은 고구마를 가지고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가서 엄마에게 자랑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고구마는 거들떠 보시지도 않고, 칭찬 대신 옷을 다버려가지고 왔다고 야단을 맞았습니다.  저는 그때 맥이 탁 풀리면서  완전히 기가 죽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모든 사건을 네가티브하게 보는 부모아래 자란사람은 그역시 네가티브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어머님의 네가티브한 면을 이야기했습니다만, 다른면으론 매우 헌신적이고, 훌륭하신분입니다.)

이렇게 네가티브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면 무엇을 보든 그렇게 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사람을 봐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남의 글을 봐도 좋은점보다는 뭔가 틀린것을 찾으려하고, 일을 하면서도 직원들의 잘한점 보다는 못한점만을 지적하게 되더군요.    이러니 나도 피곤하고, 제 주위에 있는 모든사람들도 피곤해 합니다. 

이렇게 몇십년동안 부정적이고 네가티브한 에너지를 쌓았으니,  카르마의 균형을 맞추기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죽을때까지  주위사람들의 장점과 좋은점만을 바라보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각오를 해봅니다. 

긍적적이고 밝은 에너지와 파장은 긍정적이고 밝은 것을 불러들이고,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말과 생각은 역시 그런것들을 자신에게 끌어들여 악순환이 가속되는것 같습니다.  만유인력의 법칙처럼 같은성질끼리 서로 끌리는것은 우주의 법칙인가 봅니다.

혹시라도 이제부터 제가 비판, 비난 하는 글이나 댓글을 보시거든 지적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
화 하나 다스리는데 7년이 넘게 걸렸으니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도 시간이 좀 걸릴것 같습니다.  그래도 하나를 어느정도 터득했기에 요번것은 좀 시간을 단축할수있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부정적 비판, 비난의 시각을 바꾸어 -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환경)속에서 무엇을 배울수있을까 찾아보고, 긍정적으로 생각 하기.
만나는 모든 사람가운데 내가 배울만한 점 한가지 이상 찾아내기.  장점을 찾아내고 격려해주기.
읽는 모든 글 속에서 좋은점, 재미있는점, 배울만한점들을 먼저 찾아내기.

스타의 모서리가 깍여서 이렇게 향기롭고 부드럽고 둥글둥글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

 PS:  여기에 글을 쓰는 유익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로 안개처럼 뿌옇고 막연했던 생각들이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크리스탈라이즈 되는 장점이 있군요

둘째로 글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글쓰기에 도움을 주고, 계속해 글을  쓰게하는 용기를 주는것 같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댓글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며, 댓글을 통해 서로에게 배울수 있게되는 장점이 있는것 같습니다.

<1> 혹시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해...  화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예전에 쓴 <뚜껑열리는 날> 이란 글에 있습니다.  http://www.cyberoro.com/column/writer_view.oro?write_no=6918&cur_page=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