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언제나 설레고 기다려지지만은 않겠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만남은 늘 새롭다. 근 한 달간의 나름 고통과 시름의 시간을 보내고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훤한 벌판을 달리는 기차에 목을 쭉 빼고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 마신다. 그래! 이 맛이야.

이른 아침부터 당근형님과 통화를 한다.

“ 형님 일어 나셨수”

“ 그려 아우님은 ...

개인적으로 고성을 간다고 글을 올리고 동행하겠다고 연락이 오신 것은 젤 먼저 당근형님이고 그다음에 소라네형님 그리고 영판님 이였다 모두 부부 동반을 하자고 했는데 당일이 되니 이래서 저래서 안 되고 소라네는 갑자기 불참 통보를 하신다. 사는것이 어디 맘 먹은대로 되랴. 그대로 진행이다

12시 정각에 서울서 대구서 일제히 출발을 하였는데 제천을 지날 때 날씨가 심상찮은가 했더니 폭우가 쏟아진다. 아니나 다를까 당근형님의 전화 목소리가 다급하다

“ 아우님 우리는 홍천인데 앞이 안보여”

“ 아우님은 어디야 이쪽은 심각하니 홍천으로 오자말고 강릉으로...

고성 길은 세 번째 이지만 항상 네비에 맡기고 가는데 낸들 어쩌겠나.

“ 형님 아 뭐 오늘내로는 가겠지요. 인제쯤에서 만나도록 하죠. 그대로 진행했다 갑자기 쏟아지는 게릴라성 폭우가 장난이 아니고 은근히 겁도 났다. 뉴스로만 보던 강원도길 산사태 하천범람이 나에게 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바짝 긴장이 되었다. 설마.  그까이꺼 하면서도 ^^=

수시로 통화를 하면서 서로의 상황을 체크 하는 게 꼭 무슨 작전을 수행하는 듯 하였고 내심 원통에서 군 생활이 떠올라 슬며시 미소를 머금고 담배를 피워 문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를 달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는 당근형님 일행과 진부령 입구 금강산 휴게소에서 반갑게 서로를 맞으며 깊은 포옹을 할 때는 비가 잦아들었다 고성으로 뚱띠에게 전화를 하니 알았다 하시며 회를 준비해야겠다고 나선다 하고 우리는 저녁 만찬을 기대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 일단 목부터 축이고...^^+

▲ 만석님은 더 젊어 지시고 건강했다

술잔이 오가고 자연스럽게 오로 얘기가 나오며 언제쯤 다시 글을 쓸 것인가에 화제가 집중 되었지만 만석님의 생각은 단호했다 그래서 먼 길을 그런 얘기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당근형님의 제안으로 싹뚝 잘라 버리고(말미에 선달이 의견을 따로 올릴 것이다) 지난 추억과 만석님의 퇴직 후 계획 그리고 선달이의 근황으로 술이 얼큰하게 올랐을 쯤에 연기바둑을 두자는 제안으로 넷이서 들러 앉았는데 결과는 중요하지 않으니 ...^^(그 후 선달이는 기억없음) 헤헤 ^^=

이튿날 늘 습관처럼 새벽4시에 기상을 하였고 선달이의 부스럭거림에 모두 일어났고 부산하게 아침 준비를 하는데 영판님의 까탈스런 음식 챙김에 선달이가 라면을 사러 온 거리를 헤매였다는 것이다 시골에 편의점이 있나 모두 불이 꺼진 새벽에 비는 부슬부슬 오는데 어디 있겠지 하고 그냥 나선 게 후회막급 이었다. 그래도 라면 두 개를 사가지고 돌아온 선달이 장하다. ^^=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통일 전망대를 거쳐 화진포 해수욕장과 해양 박물관 돌아보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바둑판 앞에 앉는다.

여기서 1억짜리 퀴즈.

1.만석님과의 바둑은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

(칫수도 판수도 안 가르쳐 주는 엉뚱퀴즈)

2. 만석님이 오로에서 글을 얼마간 썼을까요.?

각 2명에게 1억 포인 드리지만 선착순입니다. ^^=

그리고 댓글포함 참가 하시는 모든 분들께 (알깨기 기금) 1천만씩 드리며

(행운상) 8명에게는 5천만을 별도로 드립니다.

(행운상은 댓글 순번을 임으로 지정하여 드림)

이모든 행사는 (재현복지재단) 우리재현님께서 찬조하신 10억 포인으로 진행됨을 알리며 다시 한 번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철푸덕. ^^=

짧은 만남에 술 한잔 나누고 바둑과 글쓰기 이야기 그리고 결코 오래지 않을 우리들의 인생을 위로하고 격려 하면서 헤어지는 시간은 그리도 빨리 다가와 문밖에서 재촉 하는지 아쉬움에 더 머뭇거린다. 만석님이 바리바리 챙겨주는 감자 한 상자와 다시마를 나눠싣고 훗날을 기약하는 맘 자죽 거렸다.

당근돼지님의 배려로 영판님과 함께 선달이의 산사행을 동행 해주시겠다는 말씀에 지리를 모르고 섭섭함에 아쉬운 선달이는 내심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당근돼지 형님은 직업상 우리나라 유명사찰은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많고 지리도 훤하시기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건봉사에 들러 참배를 하면서 다시한번 힘차게 뛰어 다니리라 다짐하고 나선다. 낙산사 홍련암. 월정사와 상원사 이야기는 추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만남은 헤어짐에 앞서 있다

그러나 머물기를 한결같지 않으니

나는 비를 맞이하고 냇물을 바라본다.

그 순간들이 모두모인 바다에서도

나의 상념은 혼란스럽고 인연을 가리지 못해

밀려오는 파도를 헤다가 까먹곤 하는가 보다

오늘도 텅 빈 마음을 추스려 돌아서 오는 길

어리석은 중생의 헛발질은 허공을 가른다.

사실 고성 가기전에 가슴 아픈 인연을 보낸것 같아 마음이...

선비만석.

오로에서 그를 바라보는 눈이 곱지만 않은 것은 사실일 것이다.

지금도 돌아와야 한다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는 사람 그리고 조건부를 내세우는 사람들로 의견이 분분하다 그 누구의 의견도 치우칠 수 없고 조건부도 글쓰기의 책임이나 대가성이 미미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칭찬과 비난에 예민하지 않음이 글 쓰는 이로서 최고의 덕목(?)이며 기본자세라 본다면  기우님들이 조건부를 내세우는 건 중도의 입장이라 글의 내용을 우선으로 보고 그다음에 글쓴이의 자세를 본다고 보면 정작 본인은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글을 계속 쓸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머리로 쓰는 글과 가슴으로 쓰는 글이 있다면 여기서는 후자라 본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

일단 독자들을 겁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림의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 한다면 어설픈 자신의 글을 지키려 애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 화점에 붙여 느는 정석 하나를 전개 해놓고 화점을 결정짓는 건방을 떨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나의 생각을 전하는 것은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만은 용서치 않을 것이며 이것이 충돌을 빚는데 진짜 고수는 이를 외면하고 선무당들의 삽질만 시끄러워 지니 내가 어설픈 소리를 했음을 알고 상대의 과한 질타에 인정할 수는 없더라도 흥분은 자제하고 네발로 마주하고 이빨을 드러냄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일구이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신의로서 상당히 중요하다

그 방면에서는 떠난 사람들이 신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떠난다 하고 떠났거나 조용히 떠났거나 그들은 시시비비에 있어 자신의 허물을 인정 할 줄 알고 양보 할 수 있다는데 대해 연민의 정일지는 모르지만 진실을 밝힘에 있어 남아 있으면서 자신을 덧칠하는 것 보다 떠나는 것이 훨씬 정직하다 보기 때문이다

남아 있다고 모두 거짓이고 떠난다고 모두 진실은 아니다 하지만 떠난 이가 남아있는 이 보다는 집착하지 않고 남은 이들의 모든 것을 수용하려는 자세가 남아서 자신을 구차하게 변하면서 허물을 감추고 정당화 시키려 애쓰는 추태는 없음에 그들이 당사자들 간의 시시비비에서는 정직하다 보는 것이다 의연하기 어려우면 떠나며 잃는 것이 남아서 구차함보다 나을 것이다  나 역시 떠남을 택할 것이기에.

여기에 만석님이 돌아오고 말고가 그의 순수함과 자신에 대한 정직함이 문제지 남아있는 사람들의 감정이 그 척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게 선달이의 생각이며  본인이 그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야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