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모닝

맥도날드 햄버거의 가격은 맥 프라이스로 세계 각국 맥도날드 햄버거 가격의 차이를 지수화 한 것이란다. 고기 두 장이 들은 빅 맥의 가격이 5 불이라고 가정하면 같은 사이즈의 같은 맛의 같은 햄버거가 국가별로 가격이 얼마나 다른 가이다.

미국에 살던 시절 맥도날드 매장에 들어서면 빅맥은 거친 것 같아 맥의 샐러드를 5불에 사 먹었던 기억이 난다. 소채류를 좋아하는 동양인의 관습일까? 고기 두 장이 들은 빅맥과 같은 가격인 5불짜리 샐러드는 호화스런 음식이겠지.

필리핀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의 가격은 20 Peso 이었던 기억이다. 조그만 빵에 조그만 고깃덩어리 한 조각은 초라한 햄버거이지만 이름은 맥도날드 이다. 당시 환율이 페소 당 33원 정도니 660원 짜리 햄버거이니 고깃덩어리 한 조각이 들어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랄까?

필리핀인들이 더 좋아하는 브랜드인 졸리 비 에서는 비슷한 가격에 보다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지만 햄버거가 조그맣긴 똑 같다. 20페소는 있는 자 들만이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이었지. 길거리에서 쌀밥을 비닐봉지에 한 컵 넣어주는 가격은 7페소 이다. 세배 비싼 가격에 서양의 문물을 만끽할 수 있는 부르주아 들이나 맥을 이용하는 것이겠지.

오피스텔 앞에는 10층 규모의 작은 호텔이 둘 서있다.

중국의 관광단이나 지방의 관광단이 단체로 숙박하는 적이 많은가보다. 그렇지만 ‘술이 물보다 싸요’ ‘물이 좋아요’ 라고 내건 커다란 플래카드처럼 술손님들과 애프터에 치중을 하는가 보다. 새벽 3:30에 기상하여 출근하느라 4:30이면 오피스텔을 나선다. 호텔 앞에 줄지어 서있는 택시들을 지나며 골목으로 담배를 사러간다. 작은 호텔 주차장 입구에서 젊은 여자가 걸어 나온다. 밤에 일하고 퇴근 하는 것일까? 그녀는 호텔 옆 공영 주차장 쪽으로 걸어간다. 나는 호텔 사이 작은 골목으로 LG편의점으로 담배를 사러 간다. ㅁ 자 길을 서로 ㄱ ㄴ 으로 갈라섰었는지 다시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저 앞에서 그녀는 새벽까지 영업하는 포장마차 집으로 들어선다.

강남 고속터미널에는 언제인지 커다란 호텔도 들어섰다. 그 지하에는 무슨 시티인지 커다란 식당가가 자리 잡고 맥도날드와 유명브랜드 가게들이 가득하다. 아침에 먹는 조반이란 의미 일 맥도날드의 맥 모닝을 먹고 싶어 맥에 들어선다. “맥 모닝 에그 주세요.” “3천원입니다.” 원래는 4200원 인데 모닝 서비스 가격인가보다. 기름기 없는 빵 한 조각과 해쉬브라운 한 조각 그리고 커피 한 잔이니 비싼 가격은 아닌 것 같다. 커피 한 잔도 몇 천원인지 한다길래 커피숍이나 호텔에선 먹어본 지도 얼마나 오래됐는지 조차 기억이 없다.

해쉬브라운에 지난 기억을 떠올려본다.

프렌치프라이처럼 감자를 채 썬 것을 다시 뭉쳐 튀겨낸 감자는 혀에서 살살 녹는 듯이 맛있던 기억이 미국에서 새로웠었다. L.A 도심 한 복판에서 커다란 현지인 식당을 하던 친구는 그 집의 해쉬브라운은 정말 별미였던 기억이 난다. 다만 그 친구가 항상 주인 이면서도 주방 뒤쪽에서 감자를 깎고 있던 기억이 난다. 요리사와 주방장 들은 멕시칸 들이고 주인 이자 사장인 친구는 주인이 아니고 오히려 그 밑에서 항상 감자만 깎고 있던 기억이다.

그녀는 포차에서 기다리던 일행과 소주잔을 기울이나 보다.

담배를 사가지고 나오며 포차 식당 속 일행들을 쳐다본다. 저것도 직업이어 일 나간 사람을 기다려주는 사람들도 있고 일에서 돌아온 동료를 친구들이 반기고 있다. 둥글둥글한 머리의 젊은 남자는 봉고차를 운전하며 그녀들을 기다리는 보도방 주인쯤 되나보다.

4:40 송파에서 출발한 버스는 잠실을 지나며 벌써 꽉 찬다.

수없이 많은 이들은 각기 직장으로 향한다. 지금 시간에 출근 하는 이들은 청소 아니면 경비이겠지. 일하는 장소들은 달라도 매일 보는 사이여서 인지 서로 안부와 농담에 바쁘다. 신문지에 싸와 검은 비닐봉투속의 물건을 건네고 내린 늙은 여자의 등 뒤로 이른 아침 갑자기 상추를 받아 든 여인은 짝퉁 백에 집어넣는다. 사람 사는 모습이고 훈훈한 정일 까?

커다란 커피 잔의 커피는 많이 남아있다. 미국 놈들은 덩치가 크고 먹는 것도 양이 많아 맥도날드에서 콜라를 시켜도 32온스 잔인지 커다란 생수통 같은 커피를 먹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맥 모닝을 먹고 남은 커피 잔을 들고 나선다. 나는 세련된, 미국 현지 생활도 해 본 사람 아닌가?  미국에서 일요일 아침이면 식구들을 위해 이른 아침 맥에 가서 맥 모닝을 사오던 기억이 아사무사하다.

이른 아침의 출근길, 나의 사치는 3천 원짜리 맥 모닝에 남은 커피 잔을 들고 직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 짓도 멋있게 일주일에 한 번만 해야지 매일 아침 3천원은 무리지 싶다.

센트럴시티 강남 고속 터미널은 주변에 노숙자들도 많다. 아직 로상의 벤치 그의 베드 속에서 자고 있는 노숙자는 불쌍하게도 간밤의 비에 온몸이 젖어 있는데도 잠들어 있다.

담배를 한 가치 달라며 다가설 까봐 천원을 달라며 접근 할 까봐 미리 피하던 노숙자들이다.

 새 아침이 밝아 영업시간이 되어 일어나서 부지런히 나름의 하던 짓을 해야 하는데 젖은 옷 젖은 몸에도 일어나지도 못 하고 자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다.

“안녕하세요! 밤새 수고 많으시네요.”

인사를 하며 사무실로 들어선다.

잠잘 곳이 있고 출근할 곳이 있고 나오면 인사 해 주는 이가 있으니 나는 행복한 것이겠지.

맥 모닝을 먹던 것이 18년 전인데 18년 후에는 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