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68, 신종 Flu

  "신종 Flu 환자가 왔다고 총무팀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병원 Manual 에 우리 이송팀이 대처하게 되어있다고 하던데 파악하고 계신가요?"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는 수녀님은 신종 Flu 의심환자가 래원해 문의를 하자 매뉴얼에 따라 응급실로 보내고 우리 소장에게 연락을 하였나보다. 수술장앞에 있다 급히 응급실로 내려간다. 응급실의 보안요원에게 물어도 보안도 통지를 못 받았나보다.

감염관리본부에서 연락을 받아 S그룹의 보안팀에서 통지를 받는것인지 평소 신속 정확한 정보에 밝은 보안팀이 모르고 있는것을 보면 대수로운 일은 아닌가보다 싶다.
ER 소속 닥터는 응급실 앞 신종 Flu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설치한 텐트 밖에서 의심환자인 젊은 여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의심환자를 설득하여 보건소 로 보낸 후 상황은 종료된다.

헬리콥터로 환자가 오고 있다는 전달에 보안팀과 이송팀이 옥상으로 올라가 대기하나 헬기는 다른 병원으로 방향을 바꾸었다는 통지에 상황종료이다.

오늘은 조용히 평화롭게 보내고 싶었는데 출근하자마자 평소에 없던 소란의 연속이다.

다시 소장의 전화이다.
간호부의 사고발생 호출로 142병동 수선생과 간호행정 담당과 미팅을 했는데 경위를 파악해 보고서를 제출하란다. 환자가 출발했던 심장내과 중환자실의 담당 간호사를 방문하여 질문을 하고 도착했던 142 병동 차지 간호사를 방문한다. 담당했던 직원에게 경위를 질문하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한 후 같이 사무실의 소장에게 내려간다.
CCU(심장내과 중환자실) 담당 간호사가 하필 신규여서 서툴렀고 해당 병동 간호사도 하필 환자가 도착했는데도 늦게 와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S의료원 같았으면 해고사유에 해당 되지만 관대함이 기조인 카톨릭병원이어 무난히 넘어가나보다.

진단검사의학과(임상병리과)의 우리 요원중 하나가 월요일 부터 휴가여서 대치근무를 선정해 놓았어야 했는데 깜빡 잊고 있었다. Day 근무자들의 퇴근시간인 3시전에 결정하여 통지를 해 주어야 하는데 여러가지 일이 많아 너무 늦었다. 임병에서 근무하다 약제부로 전출된 요원이 비번이어 부탁을 하나 선약이 있다며 거절한다. 휴가를 뒤로 미루라고 하고 싶어도 평소 열심히 일하던 신학대학원 출신인 그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는 않다. 가까스로 대치근무들을 맞춰놓고 응급실 근무자들의 시간대 변경을 소장과 협의를 마친다.

오늘은 조용히 평화롭게 마치고 싶었는데 일찍 정시에 퇴근하고 싶었는데 이미 시간은 늦었다.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약제부 우리 요원중 선임자가 퇴근길에 나를 보곤 제차에 타란다. 양재역 까지 같이 가며 예기를 나눈다. 약제에서 한 사람을 정리하라고 소장은 눈치를 주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단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고 한 20명 정리해야 할 지 모르는데 상당히 구체적인 예기야."
그에게 차를 얻어탄 값으로 귀뜸을 해 준다.

버스속에서 졸며 도착한 집은 역시 낙원이다. 샤워를 하고 맥주를 한 캔. 저녁은 밖에서 하려다가 귀찮아 그냥 배달을 시켜 집에서 먹는다. 소주 한잔에 지난 일주일 중 3일간의 나이트 근무와 2일간의 조기 출근 그리고 오늘 하루의 다사다난했던 일과가 졸음으로 쏟아지며 바로 잠든다.

12시 직전 처는 잠을 깨운다.
생일 케이크는 12시 전에 먹어야 한다며 촛불을 불어 끄란다.
졸린눈으로 촛불 갯수도 확인이 안 되지만 행복이 이런것이겠지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