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풀목 뽕나무과 낙엽 활엽 관목. 재배과수로서는 세계에서 최고의 역사를 가졌다. 무화과라는 한자는 꽃이 눈에 띄지 않고 열매를 맺는 것에서 연유한다. 원산지는 소아시아 또는 아라비아 남부라고 하며 BC 2000년경부터 이스라엘을 위시하여 지중해 연안지방에 널리 재배되었다. 미국에는 16세기 말에 전래되었고 한국에는 그보다도 늦게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달걀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꽃턱과 그 내면에 빽빽이 난 다수의 소과(小果；꽃)로 이루어진다. 암꽃이 수정(受精)한 경우는 소과에 깨알모양의 종자가 있으나, 한국 등에서는 수정하지 않고 익기 때문에 배(胚)가 없다. 새 가지에 꽃눈이 발달하고 연내에 익는 것을 추과(秋果), 월동하여 이듬해 여름에 익는 것을 하과(夏果)라고 한다.

꺾꽂이용 묘(苗)는 온난하고 보수력(保水力)이 있으며 너무 축축하지 않은 곳이나 토양이 중성에서 약알칼리성인 곳에 심는 것이 가장 좋다. 하늘소류·역병(疫病)·탄저병(炭疽病) 등에 주의해야 한다. 수형(樹形)은 복숭아나무 꾸미는 것에 준한다. 날로 먹는 것 외에 건과(乾果)·동과(凍果)·페이스트·잼·설탕절임·시럽통조림 등으로 가공된다. 가지·잎·과일의 칼자국 등에서 분비하는 유액(乳液)의 피진이라는 단백질분해효소는 도포약으로도 이용된다.

무화과의 분류
꽃의 종류와 가루받이의 필요 유무로 다음 4종류(품종군)로 분류한다.

카프리종
야생의 송분종(送粉種)을 일컫는다.

스미르나종
소아시아에서 예로부터 건과용(乾果用)으로 이용하는 중요 품종군으로 열매를 맺는 데는 카프리종의 수분을 필요로 한다.

보통종
과육이 분홍이나 자색을 띠는 종류로 세레스트·브라운터키 등이 있다.

성베드로종
비오레드핀·성베드로화이트 등 호박색 과육의 우수 품종이다.

무화과의 가루받이
무화과는 꽃이 꽃턱의 내부에 갇혀 있기 때문에 꽃가루의 매개는 무화과꼬마벌 Blastophaga psenes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 이 벌은 벌목 무화과꼬마벌과 작은 벌로 몸길이 1.8㎜이고, 암컷은 흑색이며 날개가 있으나 수컷은 없고 갈색이다. 무화과의 야생형의 하나인 카프리종에 기생하며 서식한다. 카프리종 무화과의 과낭(果囊) 내부에는 암꽃(암술대가 짧다)과 수꽃이 있고 꼬마벌은 암술대의 끝에서 산란관(産卵管)을 끼워 넣어 암꽃에 산란한다. 꼬마벌의 애벌레는 씨방의 내부를 먹고 발육한다. 기생된 씨방은 비대해져서 벌레혹 모양이 된다. 수꽃의 꽃가루는 성충으로 우화(羽化)하는 시기에 성숙하기 때문에, 암성충이 외부로 탈출할 때 몸에 꽃가루를 묻히며, 다른 어린 과낭에 산란할 즈음 암꽃에 가루받이를 한다. 가루받이를 한 암꽃은 동시에 산란되어 있으므로 벌레혹으로 된다. 한편 스미르나종 무화과의 과낭 내부에는 암꽃(암술대가 길다)밖에 없기 때문에 이 꽃을 가루받이 시키려면 가까이에 카프리종을 심어 그 과낭으로부터 나온 꼬마벌이 스미르나종의 과낭에도 들어가 가루받이시키도록 하여야만 한다. 또 스미르나종의 암꽃은 암술대가 길고 암술대의 끝에서 끼워 넣은 꼬마벌의 산란관은 씨방까지 닿지 않으므로 꼬마벌은 기생할 수가 없다. 카프리종·스미르나종은 본래 야생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던 무화과라는 종의 수그루·암그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무화과속의 식물은 열대를 중심으로 900종 가까이 알려져 있는데, 각 종에는 각각 무화과꼬마벌류가 있어서 꽃가루를 매개한다. 그 방법도 무화과에 수그루와 암그루가 있는 암수딴그루인 것과, 모든 그루가 같은 모양의 과낭을 갖는 암수한그루인 것이 있다. 암수한그루의 뿡나무과에 속하는 용(榕)나무에서는 과낭의 내부에 수꽃 외에 긴 꽃술대, 짧은 꽃술대의 2종류 암꽃이 있고 꼬마벌이 가루받이·산란을 함으로써 긴 꽃술대에는 종자가, 짧은 꽃술대에는 벌레혹이 생겨 종자와 벌레혹이 거의 동수가 된다.

상징
지상의 낙원(에덴)에서 아담과 이브는 지혜의 열매를 먹었기 때문에 벌거숭이인 것을 깨닫고 부끄러워서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렸다(창세기 3:7). 그 때문에 종종 지혜의 나무는 초기 그리스도교시대부터 무화과나무로 표현되었다(나중에는 점차로 사과나무가 많이 쓰이게 되었다). 또 원죄와의 연관으로 욕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열매를 안맺는 무화과나무(마태복음 21:19)는 불모(不毛)를 의미하고 때로는 유대교회(시나고그)와 유대인을 암시한다. 중세 말기 이래 그리스도의 ＜수난＞ 그림에는 자주 이 식물이 나타나 있는데, 이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구원의 열매를 맺듯이, 무화과도 자연히 과실을 열게 한다＞는 의미로 구원을 상징한다고 여긴다. 또는 반대로 이것을 죽음을 암시하는 말라버린 무화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성모 곁에 있는 무화과는 성모가 새로운 이브(원죄를 범한 이브에 대해서 이것은 속죄하는 그리스도를 낳은 여인이라는 의미)라는 것을 시사(示唆)하고 있다. 이 열매는 많은 씨를 가지고 있으므로 풍요의 상징으로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