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한 팬티와 빡센팬티

                                                                                                         저니

나에겐 두 종류의 팬티가 있다.  헐렁한 팬티와 빡센팬티.

헐렁한 팬티는 사각 팬티를 이르는 말이고 빡센 팬티는 삼각 팬티를 말한다.

헐렁한 팬티는  큰 댓 자를 펼치고 편하게 드러누워 여가를 즐기는데 제격이고

빡센 팬티는 삐쳐 나온 뱃살이 아래로 처지는 것을 밀어 올리는 첨병이니

몸매를 위장하기에 제격이다.

술 한잔 걸치고 들어간 날이면 영락없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자는 나는

당연히 헐렁한 팬티가 편하고 좋다.

그렇게 헐렁한 팬티만 입고 다니던 것이 어느 해인가 친구들과 사우나에 갔더니

이 놈들이 하나같이 걸친 것이 전부 삼각의 그것인지라 역삼각형의 몸매에

미친년 볼기짝 만한 쪼매난 삼각팬티는 나의 눈을 현혹(?) 하기에 충분했다.

 탤런트 이덕화 씨의 손바닥으로 벽을 치는 모습의 팬티 광고의 그 제품을 종류별로 샀음은

그 뒤 몇 일 뒤에 일이지만, 그것을 입은 후에 느끼는 꿉꿉함과 허리를 졸라매던

타이트한 숨결의 압박은 무를 수 없는 후회로 밀려왔다.

결국 자연스럽게 옷장 젤 안쪽에 처박혀서 사각팬티들이 전부 세탁기통에서 잠자거나

베란다에 널어둔 그것들이 채 마르지 않을 때 입게 되는 대타 팬티로 전락했었다.

그러나,  나보다 더 털털한 동생 놈이 우리 집에 올 때 마다 내 사각팬티가 없어지는

경우가 이어지는 데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아랫도리의 독기가 드샜는지 

사각의 그것은 쉬 떨어지는 지라  헐렁한 팬티의 개체수가 심각하게 줄어들어

최근 들어 삼각팬티를 어쩔 수 없이 애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 겨우 찾아 입은 헐렁한팬티에 그녀의 결정적인 치중 한방.

"사각팬티 그거 자세 안되었어!. 뭐 자신감이 없는거 아냐?  "

이 위압적 급소 치중에 나는 바로 고개 숙이고 돌던졌다는 슬픈 이야기.

내일은 빡센팬티를 입고 당당하게 외치리라..나 그것 입었노라고..

나에게 넌

                                        저니

나에게 넌,

등대 불빛.

궂은 날

같이 다가간 현재.

나에게 넌,

저녁 노을.

맑은 날

둘이 맞이할 미래.

세상에 넌,

행복이다.

살다가

함께 웃음 질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