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쟁선(棄子爭先,棋者爭善)20, 단체전 바둑

일요일 오후 한가한 서초동 법조거리 카페 는 한산하기만 하다.

생맥주 한잔씩을 앞에 놓곤 옛이야기에 오래전 기억들을 되살려보며 미소를 짓는다.

"중2때는 내가 더 세고 너는 약했었는데~"

박 은 이웅0 에게 연신 술을 권하며 오전의 동문바둑대회 단체전에서 8강전 탈락의 아쉬움을 삼킨다.

왕년의 서울대 대표, 외대 대표 등의 선수들은 물론 각 기수별로 최강의 멤버들이 출전하여 자웅을 겨루는데 매년 승부의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강호와 은거했던 고수들이 나타나곤 한다.

고교 동문 중 최고수 1,2 위라는 외대출신의 한이0 선배의 기수는 탈락하고 다른 최강자 인 장연0 선배를 우리 기수에서 내가 이겨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아쉬움도 너무나 컸나보다^^

주장을 이겼으니 다른 둘 중 한사람만 이겨도 되는 것이고

올해 새로이 출전시킨 이웅0 는 무조건 이길 줄로 예상했다.

왕십리 인근의 H공대를 다닌 그는 옛날부터 강호들의 소굴인 청량리 왕십리 등 유명한 기원에서도 적수가 없어 기다리기만 하느라 마작에 손을 대었다는 일화도 유명하고 전국대회 우승의 유명강호들과도 대등한 실력이었는데 졌으니 아쉬움이 너무 컸다^^

오로6단 인 박 은 승부욕이 강하고 술 욕심 도 많고 어디든 빠지지 않고 나서는 성미인데도 기수의 승리를 위하여 자신은 후보로 빠지고 단체전 오더를 궁리를 무척하여 제출한 것이 무위에 그침이 너무 아쉽다.

"숙대 홍 교수 랑 한대 김 닥터 랑 다 왔었어야 되는데.~"

이미 끝난 시합인데도 미련은 떨쳐낼 수 없나보다.

중학시절, 고교시절, 대학시절 의 이야기를 거쳐

최근의 바둑사이트들, 자신의 넷바둑 경험들, 이야기는 끝이 없다.

모 사이트의 9단 이라는 유 는 열심히 예기하는 ㅂ 에 압도되어 조용히 앉아만 잇다.^^ 패장은 유구무언인가^^

"k 가 장연0선배를 이길 줄은 몰랐는데 대단하네!~"

ㅂ 은 맥주를 열심히 마시며 입담도 여전하다^^

"K 는 중2 겨울 방학 때 한 달 동안 공부하더니 아마초단 증을 들고 왔었잖아. 나는 그때 너무 놀랐어.~"

말수 적던 웅재도 한마디 한다.

옛 벗들과의 한가한 오후!

치열한 바둑한판을 두고 난 후의 짜릿함을

맥주한잔에 씻어냄은 상쾌함과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빠져든다.

"5월에 모교교정에서 개인전 할 때 다시 기회가 있잖아~"

"이제 가끔 모여 얼굴도 보고 바둑도 두자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꿈의구장으로 향한다.

편 내기를 하며 아까 두었던 고교 총 동문 바둑대회를 생각해본다.

고교동문 최강을 이겼으니 나 자신도 믿어지지 않지만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해보고 그저 부끄럽지 않은 최선을 다해보자 이었는데. 우리기수의 이야깃거리로 자랑거리 로 남게 되었군!

"역시 교만 과 방심 은 금물인가 보군~"

기자쟁선 시리즈[24 편종결]

(1)자신감과 교만함

(2)우위의 견지

(3)한류열풍바둑 04/6/4

(4)한류열풍문, 오로 바둑동 개설 04/6/6

(5)오로예찬 04/6/24

(6)개백사건 판결문1 04/8/26

(7)상동2 오로에 바랍니다.

(8)상기 건 댓글 어록

(9)관전의 변!

(10)오로말과 탕젬골, 강호문파들

(11)글 읽는 희열! 04/9/21

(12)수현과 정현!

(13)하나의 돌, 한마디의 말! 04/9/20

(14)젊은 바둑인 04/10/22

(15)오죽선 여류축제 04/10/31

(16)사범님 vs 아저씨 04/11/22

(17)뚝딱거림 05/1/12

(18)옛날바둑 05/2/10

(19)어려운 바둑 05/3/6

(20)단체전바둑 05/3/14

(21)싸이질과 오로 05/4/26

(22)글이 없던 날

(23)13세의 어린이 날

(24)번민과 위안 05/5/12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