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신문의 바둑 해설 코너에 이세돌 9단과 장쉬 9단의 LG배 8강전이 올라 있더군요.

내용 중에 백번인 장쉬가 자신의 첫 수를 상대방의 우하귀에 착점하였는데.. 보통은 상대

대국자의 우하귀에는 첫 수를 두지 않는게 예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수를 둔 것은

승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승부 세계의 매너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예의, 예절, 자세, 정신이라고 해도 좋구요)

얼마 전 농심배에서 요다 9단이 목진석 9단과의 대국에서.. 첫 수를 특유의 도끼 타법으로

착점하다가 바둑판 바깥으로 돌이 튕겨 나가고.. 이에 요다는 목진석에게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사례도 생각나고,  박승철 5단이 바둑 리그에서 여성인 조혜연 7단에게 흉내 바둑을

두다가 많은 사람들한테 비난받고 더욱이 이기지도 못하는 바람에 더 비난을 받은 기억도  

납니다. 제가 처음 프로 대국 관전에서 충격받았던 프로 기사들의 대국 자세를 오로광장에 글을

쓴 것도 생각이 납니다.

바둑 외의 승부 세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어느 승부 세계가 되었든간에 해당 부문의 최고수급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매너도 좋습니다.

워낙 실력이 출중하므로 더티한 매너등 다른 수단을 이용해서 이길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테니스의 로저 페더러, 샘프라스.. 농구의 마이클 조던.. 축구의 펠레.. 복싱의 슈가레이레너드..

등이 얼핏 생각나는 실력도 최고수급에 매너도 참 좋은 스포츠 스타들입니다.

한편으로는 실력은 최고수 급인데도 더티한 매너를 보여 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합 중에 귀를 물어 뜯은 복싱의 마이크 타이슨.. 테니스계의 악동이었던 존 멕켄로..

양심 불량 신의 손 축구의 마라도나.. 농구계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 골프의 존 댈리..등

다시 바둑계로 돌아와서.. 같은 동 시대의 사람이라 더 호감을 갖고 있는 전신 조훈현 9단도

솔직히 말하면 대국 매너는 좋은 편은 아니죠. 반면에 이창호 9단은 정말이지 실력과 매너..

어디하나 흠잡을데 없는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나보다는 어리지만 존경할 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승부 세계에서의 승부사들의 매너나 정신, 예의는 각 사람의 인성에 따라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군요.

물론 승부사들에게 높은 도덕적 인격과 예의를 꼭 가져야 된다고 요구할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실력도 출중하고 매너도 함께 좋다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즐거움을

주면서 동시에 존경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