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2, 버거씨병 환우

휠체어를 움직이는 것 이 요새는 점점 더 버거워 진다.
한마디 씩 밖에 없는 손가락으론
바퀴에 붙어있는 손잡이는 어차피 밀수없어서
병원 복도의 허리높이에 붙어 있는 손잡이 받침대를 끌어 당기며 운전하여도 빠른 속도에 모두들 놀라워 하던 내솜씨였었는데.. 요새는 점점 힘이 붙여 여러시간을 자고나야 만 힘이 솟는것 같다.

그래도 부지런히 7층 ENT(이비인후과)나 본관1층의 ER(응급실)엘 다녀야 인형만드는 재료인 링겔 라인을 구할수 있는데..
이번에는 인형을 30개는 만들어야
피부이식 수술을 해주신 성형외과 의사들과 간호사, 그리고 국제진료소 병동 사람들에게 모두 선물을 해 줄수 있을텐데..

장기기증 서약을 상담했던 이식센터의 수선생도 인형을 드려야지. 여기저기 근무초소에서 항상 반갑게 인사해주는 세콤 경비 들도 줘야하고..

여수의 여천병원으로 이송가기전에 마무리 지으려면 무리하지 말라며 인형을 만드는것을 말리는 병동 수선생님 말은 무시하고 더욱 부지런히 만들어야겠군.

마치 가내수공업 공장마냥 여기저기 늘어놓은 알록달록한 줄들과 재료들, 손칼, 병상베드 위의 잡동사니 들 땜시 간호사들은 질겁을 하지만..

벌써 병원생활이 14년 째인가..
그래도 전에가 더 재미는 있었어.
TA(교통사고)환자들이 기브스를 하고 장기입원을 하면 밤에는 병원 비상구에 몰래 모여서 담배도 노나피고, 배달시킨 족발에다 쐬주도 한잔씩 걸치구, 가끔은 피자 도 나눠먹고 그렸는디..
요짐은 영~~

이번에 이송가면 인형재료땜시 큰일이군.
여긴 큰병원이어 그래도 재료 구하기가 손쉬웠는데..
사람좋은 김형 한티 부탁혀야지.
내가 없어도 혀줄 사람은 김형밖에 없지.

근디 의사선생님은 항상 이번 피부이식 수술이 잘 됫다고 하는디
이게 영 잘 아물지를 않아 큰일이구먼, 의족을 하려면 잘 아물어야 하는디..이송 갈 날은 다되가고 여러가지가 문제구먼.
이럴땐 쐬주가 제일인디...에궁 잠이나 자야것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