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일기 163, 魂(혼) 創(창) 通(통)

魂(혼) 創(창) 通(통)

혼은 꿈과 비전, 신념, 목적의식, 소명의식을 말한다.

창은 늘 왜? 라고 물으며 새로운 길을 창조하는 도전 정신이다.

통은 문자 그대로 소통하는 것이다.

혼 창 통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J일보 인기 주말 섹션 위클리 비즈 편집장 이지훈 저

바둑티브이로 무심코 얼굴을 돌리니 동기의 얼굴이 나온다. 75수 씩 3인이 두는 고교대항전에 1장으로 나온 것이다. 상대는 역사도 일천한 어느 시골고교여서 젊은 층이 선수일 듯 한데 한동안 유행하던 바둑학원이라도 다닌 것일까?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전력도 있는 실력이니 쉽게 이기겠지 싶어 보고 있노라니 상대를 너무 깔보았는지 초반부터 판을 그르치는 듯 하다. 75수가 지나고 2장인 S대 대표인 후배가 나온다. 어려운 판을 풀어 나가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지나치게 강공을 하다 외레 대마가 죽어 투석을 한다. 같은 S대 대표이기도 한 5년 후배인 S그룹 부장인 3장은 티브이에 나와보지도 못한 채 아쉽겠군 싶다. 2차전이 있겠지.

해설자인 H프로와 아마 고수인 I의 복장이 반 팔 이니 오래된 녹화인가 보다.

최근 혼자 궁리를 많이 해보던 부분을 되새겨본다.

오랜 세월 바둑을 두었어도 이룩한 기량의 차이는 적지 않은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7단 왕별이 있는가 하면 5단 유지도 쉽지 않은 경우도 있고 1단 정도 이거나 급인 경우도 있으니 머리가 좋고 나쁘고 의 차이는 아닐 테고 기울인 시간과 노력의 차는 있겠지만

그 보다는 차이가 나는 원인은 상상력의 빈곤 이 아닐까 정리가 되고 있었다.

왕별이거나 전국대회 우승전력의 화려한 커리어도 연구생과의 일전에선 무참하게 어린 소녀앞에 무릎 꿇는다. 이제는 등룡을 포기한 이무기들이 과시욕과 상금욕심인지 소규모 전국대회에도 많이 찾아와 노장들은 과거의 영광은 추억 속에만 반추 할 뿐이다.

그렇지 같은 프로여도 노장보다는 신예들이 부각되는 이유도 바로 상상력의 빈곤으로 투혼을 잃어가기 때문 아닐까?

왕장고나 룸사롱 유사장이 나와 거의 비슷한 기력이어도 내게는 무참히 지는 이유는 조그만 차이 중앙전의 열세 즉 상상력의 빈곤 때문이 아니었을까?

상상력의 빈곤이나 빈곤한 상상력이나 어순이 다를 뿐이지만 차이가 있을 듯하다.

평생을 노력하여 기량을 늘리려 애쓰지만 한계가 있는 것일까?

이시대 꼭 지켜야 할 경영 왕도 세 가지 라지만 혼 창 통 은 바둑 기량향상에도 필수요소이다.

魂(혼)이란 투혼을 불사른다 라는 말처럼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이겠지.

創(창)이란 새로운 길을 창조하는 도전정신이라니 아이디어 즉 상상력의 극대화와 상시화 이겠지.

通(통) 이란 소통하는 것이라니 다양한 환경의 여러 사람들과 대국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지.

젊어 회사를 운영할 때 사훈을 무엇으로 정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인화, 단결, 근면이니 검약이니 평범한 사훈들이 많았는데 혼 창 통 을 그때 알았더라면 하고 아쉽다.

젊은 직원들에게 한마디 할 때 열 과 성을 다하라고 했었지만 이제 바꿔야겠다.

혼 창 통 이라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