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氣勢)

                 
이세돌 사범이 자신의 바둑은 기세다 라고 인터뷰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 기사를 보고 문뜩  기세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극단적인 전쟁에서부터 평범한 일상까지 우리는 그 기세와 만납니다.

백제의 멸망을 앞두고 죽음을 뒤로한 계백의 오천 결사대의 기세를 꺽은 화랑 관창의 역사,

대조영 군대의 사기를 끌어내기 위해 적진에서 최후를 맞는 대중상 장군의 사극,

그 기세라는 놈을 얻기 위해 목이 터져라 외치고 북과 꽹가리를 치는  스포츠경기 응원전...

 
바둑에서도 상대의 기세를 꺽기위해 시비를 걸고 상대와의 일전을 불사합니다.

이세돌 사범은 그 기세를 한번에 잃지 않도록 컨디션을 조절한다고 합니다.

아마 기세를 얻기보다 잃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미국 스포츠계에서 스테로이드 복용문제도 어떻게 보면 자신의 기세를  잃치 않으려는

그릇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세가 그렇게 스스로 분사하고 요란하고 스테로이 같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태풍의 기세를 꺽는 것은 대륙의 꿋꿋한 기세입니다.

앞에 나서서 이끌어 가는 리더의 기세 이상 교연하게 자신의 길을 지켜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더 위대한 기세입니다.


민심(民心 )이 천심(天心 )이라고 하는 말은 그 기세의 시작이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말입니다.
 
오로의 기세 역시 바로 천재 프로기사도 일필휘지(一筆揮之)의 작가도 아닌

바로 바둑을 사랑하는  한사람 한사람....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바로 기세(氣勢)의 시작 입니다.

그런 당신이 오늘 하루  그 기세로 하루를 멋지게 장악하시길 바랍니다.
 




                                         북악 팔각정
 
                                                                   저니
 
                                   눈으로 서울을 품어 보려
                                   굽이진 북악산 돌아본다.
 
                                   성곽의 과거는 묻혔건만,
                                   곳곳의 철망은 아픔이다.
 
                                   목멘 적막을 보듬어서
                                   보토현(補土峴) 기운을 따라가니
 
                                    북한산 순수비 기개세(氣蓋勢)가
                                    내가 선 이곳을 감싸도다.
 

  * 보토현(補土峴)
북한산과 북악산이  겨우 이어져 있던 곳이 북악 터널 위의 보토현(補土峴)이다.
보토현은 궁궐이 있는 북악과 서울의 진산인 북한산의 용맥(龍脈)을 잇는 탯줄과 같은 곳이다.
이 탯줄이 지형 변화상 자꾸만 분리현상을 일으키자 조선조 세조 때 백성들을 동원하여
그 위에 흙을 덮었고 새로 숲을 조성했다. 보토현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