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경기를 하면서 사람들과 당구에 관한 대화를 하다 보면..
의외로 당구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음을 보게 되더군요.
잘못된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잘 모르고 있다>라는 것이 맞겠네요.
그래서 당구공과 당구 테이블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적어 봅니다.


◆ 당구공 크기와 당구 테이블 ◆

일반적으로 3구공과 4구공은 크기가 다르다고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구장에 가서 <4구공 주세요>라고 말하면..
100% 큰 공을 가져다 줍니다.
반면에 <쿠션공을 주세요>라고 하면..
역시 100% 작은 공을 가져다 줍니다.
그러다 보니..
4구는 <무조건> 큰 공이고 3구는 <무조건> 작은 공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즉, <공 크기>로 4구, 3구용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당구 테이블의 <고무 쿠션 높이>를 <기준>으로 공의 크기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각의 당구 테이블을 둘러 싸고 있는 고무 쿠션..
(테이블 바닥과 같은 천(라사)로 씌여져 있는)
높이가 어떻게 세팅되어 있냐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약 40~41mm 높이로 세팅되어 있는 당구 테이블에서는 4구 경기던
3구 경기던.. 지름이 65.5mm 공 (우리가 보통 큰 공이라고 말하는 공 크기)로
게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큰 공으로 3구 경기를 할 때는 빨간 공 하나를 빼고 하거나..
어떤 당구장은 큰공 3개로 구성된 3구용으로 비치한 곳도 있습니다. 

반면에 약 37~38mm 높이로 세팅되어 있는 테이블에서는..
지름이 61.5mm 공(우리가 보통 작은 공이라고 말하는 크기)로
3구나 4구 게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위에 적은 쿠션 높이와 공 크기 조합이 가장 제대로,
정상적인 공의 움직임(각과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61.5mm 공은 3개뿐인데.. 어떻게 4구 경기를 할 수 있느냐? 는 것이죠.
보통 작은공으로 4구 경기를 사람들은 거의 없기때문이지만..
굳이 꼭 하겠다면.. 못할 것도 없죠.

당구장 사장님에게 61.5mm 빨간 공을 한개 더 달라고 하면 됩니다.
그러나 사장님은 특별 손님이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서비스를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작은 공 세트에서 빨간 공을 빼주어야 하는데..
경기 후에 빼낸 빨간공을 제 세트로 원위치 시키는게 어렵습니다.
당구장 사장님에게는 아주 <귀찮은> 일이죠.

그래서 변칙적으로 나온 것이.. 바로 중간 크기인 63.5mm 크기의 공입니다.
이 크기의 공으로 61.5mm 3쿠션 전용구로 경기할 수 있도록 쿠션 높이를
낮게 세팅한 당구 테이블에서 4구 경기를 하도록 말입니다.
양쪽의 특징을 반반씩 나누어진 돌연변이(?) 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캐럼 당구에서 대한민국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하고 독특한 것이
바로 65.5mm와 63.5mm 크기의 공을 사용한다는 것과
당구 테이블이 작은 테이블(한국형 중대)이 있다는 것과
공 4개로 경기하는 4구 게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위에 말한 대로 당구 테이블 세팅 조건에 맞게 공을 선택하지 않으면
잘못인가? 라고 묻는다면.. 꼭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입니다.

40~41mm 쿠션 높이에서도 작은 3구 전용구로 경기할 수 있고..
37~38mm 쿠션 높이에서도 큰 공으로 3구 경기와 4구 경기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대로 제대로 정상적인 각으로 공의 흐름을 위해서는
쿠션 높이에 맞는 공의 크기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3구, 4구 공은 <크기>로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상식>으로 알고는 있는게 좋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당구 테이블에 대해 한번 살펴 보기로 하죠.

당구 테이블도 크기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됩니다.
1. 한국형 중대 : 1,224mm X 2,448mm (일반 중대 또는 그냥 중대라고도 함)
2. 국제식 중대 : 1,270mm X 2,540mm
3. 국제식 대대 : 1,422mm X 2,844mm (대대라고도 함)

대대는 중대보다 가로 40cm, 세로 20cm가 더 크다는 것이죠.

국제식 중대와 대대는 거의 아스트로급 이상의 고무 쿠션이 세팅됩니다.
문제는 한국형 중대.. 일반 중대의 고무 쿠션 세팅은 당구장마다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스트로라는 브랜드의 고무 쿠션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일반 보급형 쿠션(시그마 쿠션?) 한가지였습니다.
일반 쿠션이 세팅된 당구 테이블을 지역마다.. 노구로 다이 또는 노블로 다이
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 쿠션 제품에 버금가는 반발력이 뛰어난 고무 쿠션인 아스트로라는
제품이 나오면서.. 이후에 아스트로 프로라는 한단계 Up된 고무 쿠션이 나오면서
3쿠션 전용 테이블은 아스트로나 아스트로 프로 고무 쿠션으로 세팅을 하고 있습니다.

당구장에 가면..
어떤 당구장은 모든 중대 테이블에 아스트로나 프로로 세팅한 곳도 있고
어떤 당구장은 모든 중대 테이블에 일반 쿠션만을 세팅한 곳도 있고
어떤 당구장은 아스트로를 세팅한 3쿠션 전용 테이블과 일반 쿠션으로 세팅한
테이블.. 두가지로 세팅한 곳도 있습니다.

여기서 또 의문이 한가지 듭니다.
도대체 일반 쿠션과 아스트로 쿠션의 차이가 무엇이냐? 는 것과
꼭 3쿠션은 아스트로급 이상 쿠션이 세팅한 테이블에서 경기해야 되느냐? 는 것이죠.
이 의문에 대해서도.. 당구공 크기처럼.. 꼭 그렇지는 않다..라고 해야겠습니다.

단지, 아스트로급 이상 쿠션이 세팅된 테이블이 일반 쿠션 테이블보다
훨씬 더 다양한 3쿠션을 만들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위에 잠깐 언급된 <쿠션의 반발력> 때문에 말입니다.

비근한 예로..
3단 횡단샷 같은 것이 대표적인데요.
일반 쿠션으로 세팅된 테이블에서는 3단 횡단 움직임이 아주 둔하게(?) 형성되지만
아스트로급 이상 쿠션에서는 예리하게(?) 공의 움직임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나오는 말들 중의 하나가..
반발력이 아주 좋은 고무 쿠션이 세팅된 테이블에서는 안 만들어지는
3쿠션이 없다.. 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당구공 크기와 당구 테이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의외로 글이 길어졌습니다.ㅠㅠ

결론적으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잘못이다>라고 딱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이왕이면 내가 가는 당구장의 당구 테이블이 어떻게 (쿠션 높이와 쿠션 종류)
세팅되어 있는가를 알고.. 거기에 맞춰서 당구공 크기를 선택해서
경기를 하는 것이 당구 경기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구대에 깔려진 천(라사)도 C지, B지, A지 또는 특지인지, 혹은 시모니스같은
외산인지도 알고 있으면.. 모르는 것보다 조금은 경기하는데 더 좋겠죠....

PS) 그런데 웃긴다고 해야 할 지.. 어떤 표현이 좋을지 모르겠으나..
       당구장 사장님들 중에서 위에 적은 내용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현상은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당구장 개업은
       전문성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