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奉事4, 봉사 단청 구경

[봉사 단청 구경]

“사물의 참된 모습을 깨닫지 못함을 일컫는 말” (국어사전의 풀이)

봉사 란 소경, 장님 이란 뜻이고 요즘은 시각장애인 인데 한문의 奉事는 요즘 사회의 화두인 사회봉사활동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옥편의 奉事의 뜻은 윗사람을 섬기어 모심과 소경 장님 이라 되어있다.

이러니 내가 까막눈이자 봉사 인 것은 틀림없지.

행가네(행복이 가득한 집의 애칭)는 김포공항 뒤편 매립장부근에 위치한 비인가 시설이다. 시각장애인 동민은 뇌성마비도 겸한 복합장애이다. 물리치료의 기본은 신전과 굴곡 회전 3요소인데 쉽게 말하면 주물러주는 것이다. 오그라져 있는 손에 마음도 닫혀있고 세상을 경계하니 손을 주물러 펴게 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종일 앉아만 있다 한번 서기라도 하려면 무릎을 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중앙아시아 빈한한 국가들의 어려운 가정에 장애아동이라도 하나 있으면 가난과 해당국가의 병원 등 사회기간시설의 부재로 의료수혜는커녕 알라의 저주라며 방치되어 있고 의료상식의 부재로 재활의 개념이 없어 포기를 한 채인 경우가 많아 물리치료에 대한 관심과 방법을 전파하였다.

한 마디로 쉽게 설명하면 교통사고 등으로 기브스를 한 후 몇 달지나 풀면 가족들이 병상에서 주물러주고 사랑과 희망으로 재활을 시도하는 것이 상식일 텐데 나을 수도 있다는 희망과 재활의 노력이 부재한 것이다.

우즈벡 수도 타슈켄트의 16세 소년이 평생 누워 티브이만 보다가 물리치료 후 앉고 서기도 하는 것에 가족들의 놀라움과 기쁨은 의료진의 기쁨이기도 하다. 고려인 간호사를 서울로 초빙하여 세브란스 병원에서 3개월 물리치료를 배우게 해 그녀는 다시 우즈벡의 간호사들에게 가르쳤다.

해외의료봉사 출발 전 봉사대원들은 마지막 실습을 행가네에서 하는 것이 전통이다. 어린 여의사들은 채혈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능숙한 고참 간호사들은 운신을 못하는 할머니들의 목욕을 시킨다.

어린 여대원은 동민의 곁에 앉아 PT(피지컬 데라피, 물리치료)를 하며 겁먹는다. 동민에게 친근감을 주려고 말을 놓는 그녀에게 “오빠한테 그럼 되나” 웃으며 말한다. 발육이 부진하여 왜소한 동민은 25세이다.

헬렌켈러는 레드클리프 대학을 졸업하고 1924년 맹인협회를 만들고 1942년 2차 세계대전 때 부상병구제운동을 했다. 1952년 프랑스의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고 1964년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흑인해방운동, 노동자계급의 해방에 적극 동참하여 한때는 FBI의 감시리스트에 오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헬렌켈러에 대한 부정적 비판은

항상 주위의 보호를 통해서만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 매력적인 외모와 뛰어난 지적 능력의 소유자-을 갖지 않은 장애인들은 또 다시 사회에서 도태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들은 장애의 희생양 일 뿐 아니라 편견과 두려움의 희생양이었다.

셜리반 선생의 55년간 이란 긴 세월의 보살핌으로 헬렌켈러는 세상에 나설 수 있었지만 수많은 동민이는 사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촛불은 든 젊은이들이 광명천지에 더 밝힐 곳을 찾기보다는 소외된 음지의 약자들에 관심과 손길을 돌릴 때, 세계와 경쟁해야 할 자신의 실력을 함양할 때 건강한 사회 밝은 미래가 가능할 텐데

심 봉사의 눈길엔 오늘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광화문에 단청 구경이나 갈거나”

심 奉事 시리즈 목록:

1. 시작하며 08/5/11

2. 개안     08/5/13 심청전이야기 外

3. 흑인 장님가수 레이챨스 08/5/15  차민수4연승 外

4. 봉사 단청 구경 08/6/10 행가네, 헬렌켈러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