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기원 사람들 (6) 만남의 의미

                                                                                                                                       저니

인연에 대한 글 중에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

안병욱 박사의   '사랑'이라는 에세이에서 시인 윤동주와의 만남의 의미에 대한 글이다.

일본에서 만난 윤동주를 지극히 짧은 기간동안 만났지만, 둘의 만남에 있어서 서로의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그들의 선언과 포부대로 윤동주는 시인이 되었고 안병욱 박사는 선생이 되었다.

짧은 만남의 시간이라도 서로에게 그만큼 강렬할 수 있는 것은 만남의 길이가 아니라 만남의

깊이이기 때문이리라.

한번 보겠다는 생각이 그대로 만남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토요일.  3쿠션 님이 금정기원에 그처럼 침이 마르게 칭찬하던 족발과 사람들과의 인연의

맛을 느끼러 오셨다.

평촌의 만남에 이은 두번째 만남이다.

  < 바둑과 정치라는 말이 유별하지 않는지 김부겸 의원의 사무실과 나란이 있는 기원>

한낮의 조우. 흰머리를 날리며 오시는 분의 미소가 천진하다.

파란 신호등은 찻길을 가르지만 바둑은 세월을 가르는 게이트 웨이가 아닐까.

기우인에게 있어서 만남은 대국이고 대국은 대화이다.

말없는 대화가 한산한 기원 안에 울려퍼진다.

바둑판에 그간의 하고픈 말을 쏟아내고 가지런히 서로의 생각을  쓸어담는다.

마치 파도가 몰려왔다 포말과 함께 사라지는 것처럼...

  <바둑통은 생각이 담긴 두뇌이고 나는 그 생각 중에 하나를 소중하게 꺼내곤한다.>

얼마가 흘렀을까?

수 많은 대화로 가슴이 차오르는데 무언가 한구석이 허전하다.

아 ! 배가 고프구나 !

산본시장에 가서 족발 두족을 사왔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막걸리와 소주.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과 어울리는 기회는 많아졌지만, 가까워지기는 참으로 어렵다.

푸짐한 술자리를 마련했지만, 아직은 무언가 서먹하다.

하지만, 낚시도 기다림의 미학이 월척을 낚는다 했던가?

시간이 가면서 주위엔 대어 금정기원사람들(?) 이 모이기 시작한다.

족발 한점, 정 한모금.

그렇게 쌓이는 깊이가 가을 낙엽보다 포근하다.

                                                     <S형과 3쿠션형>

                                      <큰 Y형과 훈수의 대가 원장님의 대국>

                                     <금정기원 사람들 ...서있는 분이 K 소장님>

어찌 술만 가슴에 차겠는가? 마음속 깊이 서로의 열정을 탐미하는 수담의 세계.

세월을 넘나들던 열정에 태양도 빛을 잃고 밤 속으로 숨어 버렸다.

밤이 깊어가지만 큰 Y형이 이대로 보내드릴 수 없다고 자리를 마련했다.

가족적인 K소장님은 들어가시고 S형 Y형 3쿠션형 그리고 저. 넷의 자리는 밤이 지치도록

이야기 꽃을 피운다.

밤도 달 빛 속으로 숨어버렸다.

마지막 아쉬움은 공배를 메우도록 진하기만 하다.

이별은 헤어짐이 아니라 또 다른 만남이듯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만남의 대기표이다.

저 당구공처럼 돌아 돌아 다시 만나리.

그렇게 쌓이는 마음이 서로의 미소로 다시 돌아 올 것을 믿으면서....

그대들 보는 날

                            저니

오늘은 글이고 시였던 그대들을

즐거운 미소로 내 눈에 붙이는 날.

단출한 청바지 머쓱한 머리카락

바람이 불어서 가슴이 떨리는가?

소중한 한가지 그대들 발걸음들

눈뜨자 떠오른 나만의 상상나래.

아무것 아닌 듯 새침해 가겠지만,

마주칠 행복에 입술은 춤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