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고-

제 목 : 친선교류전
상 대 : G대학 기우회
장 소 : G대학
일 시 : ****년 *월 *일 (4주후 토요일)
선수선발 : 신입생 7명

G대학과의 신입생교류전 공고가 붙었다.
"선배~ 저거 뭐예요?"
"뭐긴, G대학의 신입생과 우리 신입생들이 바둑을 둔다는 것이지"
"그러지 말고 자세히 설명해봐요." 혜빈은 선배에게 재촉해서 말했다.
"그러니까 말이야, ... 중략 ... 알겠냐?"

이웃한 G대학과는 라이벌은 아니지만 옛날부터 선배들과의 친분이 계속 이어오고 있어 잘은 모르지만 그쪽 기우회의 회원들과는 20년간 늘 일면식은 있어 왔고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친선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신입생들의 교류전을 가져왔다

"그럼, 나는 누구랑 둬요?"
"네가 왜두니? 교류전은 각 대학 7명씩 출전하니까 너희 동기가 20명중 상위 7명이 선수로 나가는거야."
"그럼 7명 안에 들면되겠네"
"공부 많이 하면 가능할꺼야"

선배는 혜빈에게 짧게 공부 많이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제 바둑의 '바'자를 시작하는 혜빈이 이미 어느 정도 두는 법은 알고 가입한 신입생 동기들을 이기고 7명안에 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지만 그렇게 대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그날 저녁 신입생들은 모두 모여 선수선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4주후 경기가 있기 바로 2-3일전 토너먼트 대회를 열어서 7위까지 선발전에 나가자는 의견과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풀리그로 7명을 뽑자는 의견으로 크게 나누어졌는데 교류전보다는 교류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대국을 해보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어 풀리그로 선발하기로 결정되었다. 신입생중에 고수들은 어느 것을 선택해도 관계가 없었고 중위권의 사람들은 혹시나 토너먼트에서 고수를 만나 떨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찬성한 것이다. 그리고 초보 역시 한판의 패배로 행사에서 제외되고 싶지는 않았다. 모두들 서로의 이해가 풀리그 방식으로 절묘하게 귀결된 것이다. 정확하게는 풀리그로 해서 너무 많은 판을 둬야하는 불편함과 토너먼트의 불합리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4주간 횟수에 제한 없이 자기보다 윗 급수의 사람을 이기면 순서는 바뀌는 변형된 방식이었다.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선배들은 대국을 해보고 대략의 급수를 이야기해 주었기때문에 사실 지금도 대충의 서열은 정해져 있었다던 것이다. 바둑에서 급수라는 것이 얼마나 효용성이 높은 제도인지는 초면의 대국을 해보면 안다. 서로의 기력을 모르는 상태에서 급수 마저 없다면 몇판을 두어야 서로의 칫수를 맞출 수 있을까? 어느정도 급수가 정해진 현실에도 서로가 속한 단체의 급수의 질때문에 1-2급정도까지 오차를 가지니 말이다.
어릴때 이발소 아저씨랑 10원짜리 내기바둑을 둬서 3급이 되었다는 '수호'가 단연 부동의 1위였고 그 한참 밑이 독학으로 6급의 기력에 도달한 태우였다. 신입생이 6급 이상으로 들어온 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기원에 가지고 않고서야 바둑배울때가 없는 환경에서 이미 그정도 실력을 이루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공부할 경우 멀지 않는 시간내에 1-2급이 된다는 것이었고 각종 대회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비록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지만 엄연히 지역대회와 전국대회가 있었기 때문에 학교를 대표할 정도의 기력을 가진 고수의 맥을 잇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들 둘이 입부를 했을때 점점 기력이 하향화되는 추세에서 많은 선배들이 반겼다. 그리고 나머지는 중간층 정도 되는 8-9급의 10명 그리고 나머지는 10급 11급이라고 붙혀주었지만 정체를  정의하기 힘든 하수들이었다. 사실 중간층 정도의 8-9급도 이곳에 와서 하수급에 드는 실력이지 아마 동네바둑에서는 상대가 없는 고수였을 것이다.  

저녁, 혜빈은 집에 와서 의자위에 고양이처럼 다리를 모으고 앉아 생각에 잠겼다. '내가 다른 13명을 이기고 교류전에 나갈 수 있을까? 이야기를 하다가 드러난 나의 기력은 18급으로 가장 마지막인데... 4주동안 노력해서 7명안에 들수 있을까?' 혜빈은 포기할 수도 없없다. 혜빈에게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은 자신의 성격과 자존심에 어울리지도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었다. 일단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자며 마음을 다졌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난 혜빈은 뛰어내리듯 바닥으로 내려와 문을 버럭 열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아빠!~ 아빠~ 혹시 집에 바둑판이랑, 바둑돌이랑 없어요?"
"아니, 공주님이 기우회 들어갔다더니 본격적으로 배워볼려고?"
"네... 사실은 (이차저차여차... 그리고 우여곡절... 그리고 심사숙고... 끝에)..."
"응 그래? 열심히해라!~"
"아부지!~ 넘 하시는거 아니예요? 딸이 열심히 해보겠다는데 말예요. 그냥 열심히 하라는 말만 하시게요?"

아빠의 무뚝뚝한 대답에 무언가 도움의 손길을 기대하며 새초롬하게 아빠에게 투정을 부려보았지만,
돌아온 아버지의 대답은 의외였다.

"나, 바둑 둘 줄 모른다"

사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모두 바둑을 둘 줄 알 것이라는 것은 지레짐작이고 오해였다. 바둑을 두는 사람이 모두 어른들이라서 생긴 오해인 것이지 실제 바둑을 둘 줄아는 어른은 많이 없었다. 지금의 어른들이 대부분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사람이거나 해당후 전쟁을 겪은 세대인데 한가하게 바둑을 배우고 할 시간이 없었다. 일가 친적이나 이웃들 중에 바둑 두는 사람이 있으면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전부이지 생업을 가지게 되면 먹고 살기에 너무 빠듯한 세상이었다. 바둑을 모르는 혜빈의 아빠는 대신 건너 채에 머물고 있는 삼촌을 소개시켜주었다. 원래 서울에 살고 있는데 회사의 파견근무 때문에 한참을 우리와 같이 살고 있었다. 아빠 말로는 삼촌이 '고수'라는 것이었다.

"삼촌!~~"
"왜?"
"네... 사실은 (이차저차여차... 그리고 우여곡절... 그리고 심사숙고... 끝에..).”
"응 그래, 그러면 삼촌 일 좀 도와주면 내가 확실하게 갈켜주지"
"고맙고맙!~"

막내 삼촌은 늘 혜빈에게 잘해주었다. 혜빈은 역시 믿을 건 고수인 삼촌밖에 없다라며 목을 메고 있는 혜빈에게 바둑판도 아니고 바둑알도 아니고 바둑책도 아닌 파일을 건네주었다.
"뭔데?"
"도와 준다며? 너 한글 알지?"
"응. 한글 모르는 사람이 어딧어? 한국사람이..."
"그래, 한국 사람이니 이거 교정 좀 봐 놔라. 사전은 저기 있고 특히 띄어쓰기 알지?"

'삼촌은 회사에 제출할 보고서라며 파일을 주었는데 파일을 여는 순간 헉... 그것은 보고서가 아니고 책이었다.'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중에는 가장 일반적인 것이 주식을 매점하는 것이다.
주식 시장을 통해 사 모은 주식이 과반수가 넘으면 그 기업의 지배권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사 모으는 방법도 있다. 전환사채는 언제던지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사채이고, 신주인수권부사채는 회사가 새로 발해하는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인만큼, 이들은 모두 잠재적주식으로 볼 수 있다.
... 때문에 많은 돈을 안들이고...매수하고자하는 바램을....생각컨데...]

'건내진 원고는 오타는 별로 없었지만 맞춤법이 장난이 아니었다. 학교를 제대로 나왔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방법중에는 -> 방법 중에는
 띄어쓰기 틀리고...

*과반수가 넘으면 ->과반수가 되면
'과반수의 '과'가 넘다는 뜻이 있어서 이중 수식어가 되는데... 따라서 다르게는 '반수가 넘으면'으로 사용해야지...'

*언제던지 -> 언제든지

'삼촌!~ 이건 너무 쉽잖아!~ 이걸 틀리나? '-던지'는 과거의 했던 행동, '-든지'는 선택의 행동을 나타내잖아~'

*권리인만큼 -> 권리인 만큼
*잠재적주식 -> 잠재적 주식
*바램 -> 바람
*생각컨데 -> 생각건대

원고는 한 페이지에 한두 개가 아닐 정도로 많이 틀려있었고 그래서 전혀 믿을 수 없는 삼촌의 국어실력 때문에 조금만 의심이 가는 모든 말은 국어사전을 찾아봐야 했다. 몸에 땀이 나고, 머리에 열이 올라서 정신이 혼미해 질 때가 되어서야 원고의 교정이 끝났다.

'바둑을 배우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원고교정 연습해서 신문사나 출판사에 취직할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혜진이 게슴치레해진 눈으로 시계를 보니 시계바늘은 새벽 4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밖은 먼동이 어슴푸레 밝고 있었다. 잠시라도 눈을 붙이기 위해서 무감각해진 몸을 이끌고 침대 이불 속으로 들었다.

바둑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혜빈은 꿈속에서 고수를 만나기 위해서 산을 오르고 있었다. 스스로 꿈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혜빈은 꿈속이 어색하지 않다. 꿈속에서 산을 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내 그것이 꿈속이라는 것을 잊어버렸다.
각종 취사도구며, 텐트, 침낭 등을 가득 가지고 가는 겨울등반에서나 볼만한 무거운 배낭을 메고 혜빈은 산을 오르고 있다. 그러나 가방에는 오직 두 가지 뿐이었다. 옷과 쌀이었다. 계절별로 입을 옷과 나머지 공간에는 모두 쌀이 들어있었다. 쌀의 무게에 눌리고 옷의 부피에 갇혀 온몸은 땀으로 가득해졌다. 발걸음 가벼워야할 화창한 봄날의 산행이 오뉴월 개가 산으로 끌려가면서 더위에 치쳐 혓바닥 늘어뜨리고 가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한여름 완전군장에 연병장에서 뺑뺑이 돌며 더위를 먹어 그 무거운 철모의 무게도 잊고 두꺼운 군복의 착용감도 느껴지지 않으며 스르륵 정신을 잃을 무렵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 정신을 차리듯, 혜빈은 산 속 깊은 곳에서 쌍폭포를 만나자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쌍폭포에서 날리는 시원한 물보라에 흩어진 정신이 돌아오면서 고막을 때리는 폭포의 굉음이 들렸다. 배낭을 맨 그대로 폭포 속으로 뛰어 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폭포의 물이 얼음장처럼 차가왔으면... 그리고 모든 땀이 씻겨져 가고 몸의 온도가 청량한 물처럼 차가와 졌을 때 영화처럼 전라로 수영을 하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그렇게 하면 청량한 물과 완벽하게 동화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동화만 된다면 시원한 물이 되어 세상을 그렇게 가벼이 떠돌아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제 다가왔는지 백발의 노인의 말소리가 들렸다. 나에게만 들리는 전음인지 거대한 폭포소리에 조금도 또렷이 들렸다. 그렇게 꿈속의 꿈에서 벗어 났다.

"어서 오너라. 기다리고 있었느니라"
"네, 사부님"
'역시 사부님은 대단하시다. 어떻게 내가 올지 기다리고 있었지?'
'음, 저번 편지하고는 다르게 얼굴은 반반한데...'

짧은 대화만큼이나 짧은 서로에 대한 첫인상을 뒤로 하고 시간은 세월이 되어 흐르고 흘러서 3년이 지났다. 혜빈의 하루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장작 지펴서 밥하고 낮에는 빨래하여 햇빛에 말리고 밤에는 하루의 정리를 했다. 개울이 물이 녹으면 물고기를 잡았고 눈이 내려 겨울이 없어지면 토끼며 노루를 쫓아다니고 꿩을 사냥했다. 어느날은 토끼의 발자국을 쫓다가 굶주린 멧돼지를 만나 죽지 않을 만큼 다치고 도망친 적도 있었다.

3년이 되던 보름달 밤
혜빈은 사부에게 말을 했다.
"사부님. 오늘이 약속한 3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혜빈은 눈을 맞으며 달마가 제자로 받아주기를 바라며 무릎꿇은 신광처럼 결연한 의지를 담아 말을 했다.

"이미 가르쳐 주었지 않느냐?"
"뭘 말씀이옵씹니까?"
혜빈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갔다.

"밥하고 빨래하고 가정일 하는 것을 다 가르쳐주지 않았느냐?"
"무슨, 얼토당토 않는 말씀이옵씹니까? 저는 바둑을 배우러 왔습니다"
"애야!~ 무슨 얼토당토하지 않는 말이냐? 나는 바둑 둘지 모른다.
너는 내 친구가 가정부가 되기 위한 수련을 쌓기 위해서 보낸 애가 아니냐?"
"아닌데욧!"
둘은 서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만약 혜빈이 신광이었다면, 신광이 자신의 팔을 자를 칼을 들고 있었듯이 혜빈도 칼을 가지고 있었다면 혜빈의 성격에 아마 칼에서는 검기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사부는 긴장했다. 혜빈의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느껴졌다. 사부는 점점 몸이 오그라 드는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혜빈이 트기며, 노루를 잡아 올때의 눈빛을 기억하는 그로써는 공격 당할 때 고통을 줄이고 맞는 부위를 줄이기 위해서 몸을 움추릴 수 밖에 없었다.
혜빈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제하면서 겨우 말을 했다

"어쩔건데?"

말은 짧아져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는 3년 동안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3년 동안 노력 봉사한 것과 더불어 지나간 이팔청춘. 그리고 잡일을 하느라 얼굴이며 손발이며 거칠어진 피부. 그리고 사기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는 광범위한 물음이었다. 물론 목소리를 들릴랑말랑 작게 그리고 짧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봐서는 대답이 신통찮으면 알아서하라는 무언의 위협도 있는 상황이었다.

"물러 줄께"

간신히 밥직기스승은 공포의 와중에 생각해낸 것이, 앞으로 3년 동안 혜빈이 했듯이 자신이 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말이 되는가? 혜빈은 조훈현, 이창호를 꺾는 고수가 되기 위해서 3년을 바쳤는데 또 다시 이팔청춘의 3년을 노인네랑 지내자는 뜻으로만 해석되는 혜빈은 바로 온 몸에서 기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상을 삼켜버릴만한 커다란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악~~~~~”

혜빈은 꿈에서 깨어났다. 벌써 아침이 밝아왔다. ‘이런 개꿈이 있나... 단 3시간동안 3년의 개꿈을 겪다니....’
정신을 차리자... 혜빈은 바로 소리를 질렀다.
"삼촌@!~!~~~~~~~~~~~~~~~ 아이고 컥컥.. 목이야..."
출근 준비가 끝난 삼촌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삼촌 나 다했어!~"
"..."
삼촌이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혜빈은 내심 긴장되었다.
꿈 속 노인네처럼 오리발을 내밀까 싶어서 말이다.
"삼촌, 어제 원고 교정봐주면 바둑 가르쳐 주기로 했잖아?"

"그래, 그렇지"
다행히 삼촌은 오리발을 내밀지 않았다.
삼촌은 방으로 다시 들어가더니 한권의 책을 주었다.
"뭔데?"
"음.. 바둑의 비서(秘書), 나도 이거 보고 고수가 되었지! 보고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봐라"
혜빈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역시 꿈은 반대구먼....'
책은 상당히 낡아있었다.
그만큼 귀하다는 것 아니겠어. 속으로 생각했다.
「위기개론」?
그리고 조남철?
"삼촌 조남철이 누구야?"
혜빈은 조남철을 알지 못했다. 이제 스무살인데 알턱이 없었다.
"조훈현 알지?"
"응"
"바둑계에서 조훈현의 아버지뻘 정도 되지..."
"그럼 바둑 잘 두겠네?"
"당연하지 왕년의 최고수지, 마치 무림맹을 후대에게 물려주고 은둔의 수행에 들어간 전대의 고수처럼..."
삼촌은 출근을 했고 혜빈은 방으로 가서 바둑 책의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이 바로 1955년 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바둑 저서 조남철 9단의 「위기개론」인 것이다. 출간 당시 제대로 된 국산 바둑책 한권 없던 우리나라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그리고 바둑을 둔다는 사람들 집에는 모두 한권씩 가지고 있던 바둑책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고수들이 보는 책이 아니고, 개론 즉 초보용 책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