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슬하에 자식을 셋을 두었다. 우리 부부가 아이들을 낳아서 기르던 시절은 정부에서 반 강제적?으로 불임수술을 권장하고 자식 많이 낳는 사람은 무슨 미개인 취급하던 그런 시절이였다.

 첫 애는 딸이였다. 1978년 1월 20일 생인데 음력으로는 1977년 생이다. 둘째는 아들이다. 1979년 11월 19일 생이다. (이 아이는 우리 집안 10대독자이니...쯔쯔) 셋째는 딸이다. 1981년 11월3일생이다.

 난 아이들 생일을 모두 양력으로 하였다. 음력을 쓰던 우리 시대와는 다르게 양력으로 한 이유는 생일을 매년 같은 날 할 수 있다는 짧은생각 때문이였다.

 어쨋거나 내 팔자에 자식이 셋인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 뒤로 아내는 나 모르게 아이둘을 낙태 수술을 받았다. 그 문제로 아내와 대판 싸운적이 있었다. 카톨릭신자였던 우리집에서 낙태라는 것은 거의 살인죄에 해당되는 십계명을 어기는 일이니.....

  아이들이 어려서는 남의집 셋방살이를 전전 하고 살았다. 한 때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독신자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여 난 아이들과 어머님을 모시고 방 하나뿐인 독신자 아파트에서 살던적이 있었다.

 그 때가 1983년도인가로 기억되는데 우리집은 흑백 TV를 보고 있었고 다른집에서 칼러TV를 구입하여 보는 바람에 우리 아이들은 그 집에 칼라 테레비젼을 보러 자주 가게 되었는데 문제는 그집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을 문전 박대를 한다는 것이다.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 세 아이들을 보는 순간 그 당시만 해도 젊은 나이였던 나는 홧김에 서방질 한다고 가전제품 파는 곳에 가서는 칼라테레비젼을 그 당시 가격으로 53만원을 주고 할부로 구입을 하였다.

  그리고는 그 값을 3년동안 매달 월급에서 꼬박꼬박 갚았던 적이 있다. 그당시 월급이 십만원도 안 되었을 때인데.......

  아이들에 대한 추억은 많다. 큰 딸애가 공부를 잘해서 사범대학에 합격했을 때는 훌륭한 교사로 키우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아하...이 녀석이 대학 2학년 때 덜컥 시집을 가겠다고 우겨서 삼일동안 잠을 못자고 고민끝에 결국 시집을 보냈던 것도 내겐 커다란 충격이었고......

  아들이 초등학교 오학년인 때인가 보다. 겨울철이였다. 한데 이녀석이 대형사고를? 쳤다.

  안방 테레비젼 위에 놓여있던 돼지저금통은, 내가 아이들에게 저축심을 기르도록 하려고 마련해 놓고, 백원짜리 동전과 지페만을 넣어 저금을 하던 것인데, 이 저금통이 어느 날 돈 넣는 투입구가 좀 커진 것이 눈에 들어왔고, 백원짜리 동전이 있어야 할 돼지저금통 속은, 십원짜리가 들어 있었다.

  아이들 셋을 심문을 하였는데, 두 딸애가 아들이 한 짓이라고 발고를 한다. 난 너무도 화가나서 아들을 발가벗기고 매를 때려서 밖으로 쫓아내었다.

  그 당시 어머님을 모시고 살았는데 어머님 앞에서 자식을 때리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너무도 화가나 이성을 잃어버린 나는 아들이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못하게 엄하게 혼내야 하다는 생각만으로 아들을 혹독하게 대했다.

  그 추운 겨울 날 아버지에게 버림 받은 아들은 너무도 화가난 내 모습에 줄행낭을 하였다. 어머니가 나가셔서 아들을 찾아가지고 데리고 들어올 때 까지의 두어시간이 내겐 너무도 긴 시간이였다. 그 아들이 어느새 우리 나이로 설흔이 되었다.   아직 취업을 못하고 다시 대학에 다니는 아들을 보면서 자식은 애물단지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막내 딸은 요즘 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는데 어느새 나이가 스물여덟이다. 올해 합격할 수 있었는데 커트라인이 높은 지역을 지원 하는 바람에 떨어져서 다시 공부를 하고 있다.

 가지많은 나무는 바람잘 날이 없다고 하지만 겨우 자식이 셋 뿐인데...하나같이 애비 속을 썩이지만 언젠간 자기 갈길을 갈 아이들이다.

 그럼 결국 아이들이 떠나고 나에게는 옆지기 만이 남아 있으려나....... 아직도 두 녀석을 결혼시키고 취업시키고.....해야 할 일은 많은데.....난 어느새 퇴직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아......자식이 애물단지를 면하는 날은 언제 오려나............ 바둑 같으면 버려야 할 돌은 일찌감치 버리기나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