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만석

   전부터 아름다운 야경에 반해서 좋은 카메라를 사게되면, 야경을 한번 찍어보아야 겠다고 벼른적이 있었다. 한데 그 기회가 왔다. 지난번 고성모임을 준비하다가, 내가 애지중지 하던 디지털카메라가 덜컥 고장이 난 것이다. 물론 지난 봄에 공무원 바둑대회때 부터 이상증세를 보였는데 그때는 잘 몰랐었다.

  내 디지털 카메라는 3년전에 거금을 들여 마누라 몰래 장만한 것으로 외제를 좋아하지 않는 알량한 애국심으로 우리나라 굴지의 전자제품 생산회사인 삼성전자에서 만든 것이라 믿고  거금 53만원인가를 주고 구입하여 애지중지 하면서 아끼던 것인데 막상 필요할 때 고장이 났으니 울화통이 터질일이다. 고장의 원인은 알 수 없고 어찌 되었거나 사진이 안찍히고 화면에 줄이가는 이상 현상이 있어서 속초에 있는 삼성서비스 센타에 갔더니 강릉으로 보내서 고쳐야 한다고 한다.  결국 속초에 카메라를 맡기면서 얼마나 걸리는가 물었더니 일주일  정도 걸린단다.  카메라를 맡기고 서비스센타를 나와서 집으로 돌아오려다 홧김에 서방질 한다고 하이마트가 내 눈에 들어온다.

   하이마트를 보니 당장  카메라를 사고 싶은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결국 내 발걸음은 하이마트로 나도 모르게 들어섰다. 카메라 판매대에 다가가 이리저리 살펴보니, 일제카메라인 니콘과, 소니등이 눈에 들어온다. 가격도 사십만원대로 생각보다 저렴하였다. 제품명은 DSLR-A200인 제품으로, 나는 카메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기능보다 가격이 맘에 들어 덜컥 4개월 할부로 구입을 하였다.  결국 촌놈 티를 단단히 풍겼다.   

  야경을 찍는다고 생각은 하였으나 밤에 별로 돌아 다니지 않는 성격이라 잊어버리고 있다가 야간산책을 꾸준히 하면서 어느날 카메라를 들고 나가게 되었다.  늘 다니는 화진포호수 주변으로 산책을 나간 나는 화진포호수 주변과 거진의 해안도로 야경을 담고 또, 밤바다에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오징어잡이 배를 찍어볼 욕심이었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던가......그날 밤 오징어 잡이배들이 연안에는 없고 먼바다로 나가버려 수평선 뒤로 숨었으니 휘황찬란한 불빛을 잡기는 커녕 ............  

  꿩 대신 닭이라던가..... 결국 화진포 호수주변을 내 엉터리 사진촬영 실력으로 담느라 눈만 버렸다.

해안도로를 지나서  거진시내로 들어와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를 하나 찍고나서 거진1교의 조명을 담으려고 애를 썼으나 맘에 들게 찍지를 못하였다. 사진은 아무나 찍는게 아니란걸 실감하고 그래도 기왕에 찍은 것이니 ........하는 배짱으로 나작에 몇장 올리려는데 이놈의 나작 글쓰기가 안된다.

  야경은 아마도 어둠속에서 빛나는 불빛의 아름다움때문에 더욱 빛이나는것 같다.  밝은 태양아래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상보다 어둠속에서 나타나는 그 아름다움을 예술작품으로 담아내기에는 몇년간의 수련이 필요할 것 같다.  바둑도 고수에게서 지도대국을 받으면 바둑이 늘듯이 사진도 전문작가에게서 지도를 받으면 그 실력이 일취월장 할텐데........  내가 사진속에 담아내고 싶은 내 마음의 소리가 사진속에 담겨 어우러 진다면 그때는 정말 아름다운 한편의 작품이 되겠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가 찍은 사진 몇장을 담아본다. 왕초보의 부끄러운 사진에 대해 많은 채찍으로 격려를 당부드린다.

   무엇인지 찍은 나도......

  분명 오징어잡이 배 세척을 찍었는데......불빛을 찾아보세요...^^*

   화진포 진입도로의 가로등을 찍었는데....손이 떨려서.....한데 내눈엔 멋지게 보인다.

   거진1교의 다리조명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