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가들에게 바둑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생각나는 기사를 말하라면, 노년층은 조남철선생님, 60대는 김인 국수님, 우리같은 50대는 조훈현국수, 서봉수명인,  40~30대는 이창호, 신세대는 이세돌, 박영훈, 한상훈, 최철한, 목진석,등등을 떠올릴 것이다.

  이창호는 오로지 바둑의 외길을 걸어온 사람이다.(물론 프로기사들은 다 그렇지만) 한 때 그가  슬럼프에 빠졌는지 타이틀을 하나 둘 이세돌이나 박영훈 등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바둑 하면 사제대결로 바둑계를 온통 그의 이름 석자로 도배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슬럼프에 빠진 그를 보면서 많은 애기가들은 이창호의 시대가 이제는 저물어 가는가 하고 세월의 무상함을 이야기 하였을 법도 하다.

  한데 이창호는 남들이 말하는 부활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응씨배에서 세계일인자라고 자부하던 이세돌에게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안착하여 최철한과 결승대국을 남겨 두었다.

  독사라는 별명을 가진 최철한과의 대국이 우리나라 기사들만의 대국으로 이루어져 세계 바둑계는 좀 김이 샐지도 모르지만 우리나라 애기가들은 가슴이 뿌듯하다. 요즈음 중국의 바둑이 실력이 부쩍늘어 그동안 독차지 했던 세계 타이틀을 중국기사들에게 하나, 둘 빼앗기는 때가 많아서 속상했던 우리 애기가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것이다.

  어쨋거나 이창호는 애기가들의 염려와는 달리 응씨배 결승에 당당히 오르므로서 그가 녹쓸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어린 시절에 프로기사가 되어 오로지 바둑만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온 이창호 그가 이제 결혼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서 더욱 우리나라 바둑계의 발전을 위해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을 바라는 것은 나만의 소망은 아닐 것이다.

  이창호 라는 거목이 있어 이세돌이 더욱 빛 나듯이 이창호가 우리 바둑계에 끼치는 영항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며 우리나라가 가진 민간 외교력이기도 하다. 프로기사들을 더욱 정진시켜 세게 각국에 바둑의 보급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지만........

  이창호는 부활이 아니라 아직 생생히 살아 있음을 우리에게 응씨배로서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