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1 가을에 처음 교회에 나가면서 그 해 겨울 맞이한 크리스마스..

당시에 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 새벽에 고등부 학생들이 주변 교인 분들 집을 방문하여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고 말하고는 <아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찬송을 부르면

집에 계신 분들이 나와서.. 함께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하고, 사탕이나 초코렛 같은 것을

받습니다.. 일명 크리스마스 새벽송이라고 하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고등부 학생들이 교회에 모여.. 새벽 5시까지 게임이나 대화등

친목 모임을 하고는 새벽송을 하러 나갑니다. 교회 다닌지 몇 개월이 안된 신입에다

고교 1학년이니.. 고등부내에서 제일 신참인 제가 게임 벌칙으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남학생들은 모두 검정 교복.. 여학생들은 주로 짙은 곤색 교복이었습니다.

제가 일어나서 노래를 하였습니다. 제 노래를 들으면서 참석자들이 다들 놀랍니다.. 왜?

<아~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울~립~니다..>

고복수의 <짝사랑>이라는 흘러간 가요를 고1인 검정 교복입은 애가 교회내에서 부르니

다들 까무라칠 수 밖에요. 그들에게는 충격이었지요. 어느 누가 신성한 교회 안에서 그런

노래를 부를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제가 그 노래를 부른 것은.. 찬송가를 부를 생각은 애초 하지 못하였고..아는 대중가요 중에서

제일 자신있는 노래가 바로 그 노래여서..자연스럽게 노래를 불렀던 것이죠. 문제가 되리라는

것을 알았다면..아마 대중가요를 부르지 않았을겁니다. 몰랐던게 죄죠.

어쨋거나 충격의 사건(?)은 모두를 배꼽 빠져라 웃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습니다만..

그 뒤로 교회에서 야유회를 갈 때마다 사람들이 <으악새>를 부르라는 열화와(?) 같은 요구로..

군대가기 전까지 매년 한번 이상 부르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제 아내도 교회에서 만났지만.. 아내의 얘기로는 제가 <으악새>를 부르는게 너무

우스웠고, 재미있었다고 말합니다.

X-mas 이브를 맞이하여 36년 전.. 그 때 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 안에서 검정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이 <아~~~ 으악새~~> 하면서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회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