慾心의 끝

선비만석

  인간에게 하느님은 왜? 욕심이란 것을 함께 주셨을까? 나는 무욕을 마음으로 지켜 나가겠다. 하고 마음만 먹었지 실상은 욕심이 너무 많다.

  바둑 한판 지면, 그걸 다음 판에 이기고자 하는 욕심이 생긴다. 프로 기사에게는 이기려는 마음이 승부욕이라 하지만,  아니 그들이야 이겨야 생업이 보존되니까........

  아마추어는 승부욕에 앞서 바둑을 즐길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함에도, 지나친 승부욕을 가지고 바둑을 두다보면 결국 판세를 그르친다.

  욕심이 생기면 전체를 보기보다 부분적인 수에 골몰하게 되고, 내 요석들이 위험에 처할 약점이 있어도 돌보지 않고, 상대방의 약한 돌을 공격하기만 하는 우를 범하는 나를 가끔 본다. 나는 아직 바둑을 알기 보다는, 승부에 집착하는 하수에 불과하다.

  어제도 그랬다. 대마잡기에만 골몰해서 상대방이 내 약점을 노리는 것을 보지 못하고, 판세를 그르치곤 하였다. 욕심이란 참으로 요상한 놈이다. 가지면 더 가지고 싶어진다. 그 욕심으로 말미암아 사람은 자신의 분수 밖의 것을 탐하게 되는 것이다.

  요즈음 주식시장이 바닥을 친다. 증권과 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피 같은 돈 몇 천만 원씩 휴지로 만들었다. 그들은 좀 더 가지고 싶은 욕망 때문에, 일을 그르친 것일지도 모른다. 난 재 태크에 문외한이니 주식이나 증권에는 관심도 없고, 또 거기에 투자할 만한 재력도 없다. 어찌 보면 한심한 사람이요, 도대체 잘 하는 것이 없는 바보 같다.

  내 욕심이야 이것저것 많지만 헛된 욕심일 뿐이다.  

  가진 것을 이웃에게 나누어 주지는 못하더라도, 이웃의 것을 빼앗지는 말아야 하는데, 우리 사회의 병폐는 가진 자가 더 가지려고, 가난한 서민의 주머니를 턴다는 것이다.  요즈음 실물경제가 바닥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수입이 없으니 쓸 돈도 없고, 돈이 없으니 구매력이야 당연히 감소되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하여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하고, 그들을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노동력을 착취 하였으나, 결국 그 부메랑은 기업으로 돌아갔다. 구매력이 왕성해야 할 젊은이들이 수입이 없어 구매를 못하니,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팔리지를 않는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다. 윤활유처럼 돈이 잘 돌아야 경제도 활력이 넘치게 되는데,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여 돈이 도는 목줄을 움켜잡고 있으니, 당연히 경제는 숨이 막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제이론을 가지고 떠들어 봐야, 현실 경제에 그 이론이 착착 들어맞지 않음을 모르는가..........

   정부는 건설사들을 살리기 위하여 9조원 규모의 돈을 건설사들에게 푼다고 하는데........9조원이면 얼마나 많은 돈일까?

  작금의 이 모든 일들이 욕심에서 파생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운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좀더 전체를 살펴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기를 고대해 본다. 다 죽어 가던 대마를 묘수 하나로 살리는 고수의 바둑처럼 그렇게 말이다.

  욕심의 끝은 결국 파멸로 가는 지름길 그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