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월 5일) 검찰이 BBK 사건에 대해 수사 발표를 하였습니다.

한나라당 후보에게 제기되었던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내렸습니다.

결국 BBK 관련 내용들은 김경준의 거짓말이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검찰 발표로 이 사건이 명쾌하고 깨끗하게 결말지었느냐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사건을 발표한 뒤 나온 뒷 얘기중에서 내가 흥미롭게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김경준의 사무실에서 압수한 영화 DVD <보일러 룸(Boiler Room)>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보일러 룸>이란 유령회사를 만들어서 주가를 조작해 돈을 버는 행위에 대한 은어라고 합니다.

영화 내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증권 브로커들의 사기 행각에 관한 것이라고 합니다.

김경준이 주가 조작해서 횡령한 짓이 이 영화의 내용과 비슷하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유령회사<Med Patent Technologies>와 똑같은 이름으로 유령회사를 만들었고

대표자의 이름도 그 영화 주인공인 <지오바니 리비시>로 등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의 뉴스를 접하면서.. 생각나는 영화가 하나 있더군요.. <유주얼 서스펙트> 

이 영화는 유명한 대표적 반전 영화중의 하나입니다. 이 영화에 대한 찬반 양론도 많습니다.

관객을 희롱하는 영화.. 편히 감상하기엔 너무 어려운 영화라는 라는 악평도 있고.. 

미리 예측하지 않고 내용을 따라서 감상하면 지적인 게임을 요구하는 재미있는 영화다..

라는 호평도 있었습니다.

<유주얼 서스펙트>라는 영화가 왜 생각났을까요?

이 영화에서 주인공 격인 절름발이 버벌 킨트(케빈 스페이시 분)가 형사 쿠얀의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하는 증언과 얘기들이 뒤바뀌기도 하면서.. 화면으로 그 내용들이 재생되는

형식을 취하면서 영화가 전개됩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영화의 어느 부분이 진실이고

어느 부분이 거짓인지 구별하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더욱이 이 영화는 무심코 보게 되면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머리가 복잡해 지게 만들고.. 짜증도 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버벌 킨트가 한 얘기들의 많은 것들이 형사 쿠얀의 사무실 벽 메모판에

걸려있는 신문 기사들 조각들과 하다못해 커피 잔의 새겨진 이름까지 동원해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밝혀지는데.. 워낙 그의 말이 그럴듯 해서 형사는 결국 그의 말을 믿게 되고

버벌 킨트를 풀어 줍니다.. 경찰서를 나온 버벌 킨트의 다음 행동이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

예상못한 반전을 보여 줍니다. 미리 이 장면을 알고 본다면 놀랄 필요도 없지만.. 

검찰이 말하는 김경준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하는 발표와 <보일러 룸> 얘기를 보면서..

<유주얼 서스펙트>의 버벌 킨트가 생각나서 써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