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일기, 약제 증원 회식

약제부 출근인원만 10이다. 토요일은 6명 일요일은 5명이 적정인원이고 평소보다 지난 수요일부터 새로 시작된 프로젝트의 판단을 위해 조금 넉넉히 배치 한다는 것이 교육생 2명, 오전 4시간 근무자 5명 등을 포함해 어쨌든 너무 지나친 인원이 되었다.

똑똑하고 젊은 잘생긴 직원은 오늘 근무가 아니고 내일인데 근무 표를 건성으로 보았는지 나 온 것을 되돌려 보낼 수도 없어 5시간 일하고 들어가게 한다.

주말엔 병동 전체근무인원도 16~15인데 그것도 (D), (E), (N) 다 합쳐서 그런 것인데 약제 주간만 이리 많은 인원이 나왔으니 월요일에 소장이 불러서 물을까?

한 명은 응급실로 보내서 근무를 시키고 나는 제외하고 8명인데 교육생이 2명이고 4시간 근무가 5이니 평소 6명에 맞춘 것이라고 물어보면 답해야지 싶다.

콜센터 여직원 셋이 바뀐다며 마련된 회식자리는 소장과 행정담당 대리 그 외 콜 센터 직원 등 열댓 명이 모였다. 병원 구름다리 건너 00집 이라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2차 노래방을 가자는데 직원들은 모두 약속이 있다며 들어가 젊은 소장이 삐쳤단다. 나야 원래 2차는 안 가니 그렇다고 알겠지만, 그만두는 여직원 셋은 별로 미련을 남기지 않고 싶어서 엿을 듯싶고 새로 온 여직원 셋은 조신한 척 해야 할 것이고 처녀들이 안 간다니 남자직원들도 흥이 깨져서 였을까? 근사한 식당에서 돈 아끼느라 주문도 못 하는 것 보다는 막걸리 한 잔이라도 흥겹게 어울리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 같은데 젊은 분들 생각은 다른가보지.

회식자리에 가면 항상 제일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술도 약하고 공식적인 자리에선 그다지 취하고 싶지도 않고 원래 잘 가지도 않았다. 끝자리라 옆의 다른 이들 식탁을 보니 회에 매운탕에 튀김에 무침에 코스요리인 듯싶은데 우리자리엔 무침 한 가지만 있다. 앞자리의 콜센터 선임 남직원에게 묻는다.

여긴 코스요리 아닌가요?

이게 다 나온 거예요. 하며 그는 웃는다.

밥은 안 주나요?

안 나올 거예요.

음식은 넉넉하게 인심은 후하게 가 미덕일 테니 분에 맞는 자리를 잡았으면 족할 것을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이들에게 노래방을 가자니 아무도 안 가는 것인가 보다. 노래방을 그리 가고 싶었으면, 분위기와 앞으로의 신뢰관계 유대관계를 위해 필요한 코스라고 생각했었다면 미리 행정대리에게 직원들 의견을 모았으면 좋았었을 걸 싶으며 안타깝다.

UDS System 을 全(전)병동으로 확대하면서 약제부 인원 3명이 충원되었다. 본사에서도 관심을 가진 사항이었는데 무난히 마무리되어 다행이다. 그 과정에서 마음 졸이며 직원들을 다그치며 분발하게 하던 것이 벌써 옛일 같다.

새로 들어온 제대한지 20일 됐다는 23세 청년은 군기가 바짝 들어 열심히 일한다. 40세인 이는 의욕이 지나쳐 선임들에게 묻지도 않고 일을 해 해당병동 과장에게 지적 받는다. 50세인 이는 6월1일 부 발령이어 아직 오진 않았지만 벌써 신경전이다.

이렇게 이렇게 하루하루 흘러 가는것이 병원생활이겠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