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문학3, 서세동점

신문 서평란을 즐겨 읽고 주로 토요일에 나오는 서평모음을 따로 챙겨두었다가 두고두고 몇 달씩 보게 된다. 매주 토요일 새로 소개되는 도서명을 메모에 적어 교보서점에 가서 모두 사서 읽고 소장하고 싶지만 과용이라 생각하며 참는다.

외국서적의 경우 번역본의 소개보다 원저를 읽고 싶어 찾으니 막상 교보에도 없다. 주문을 하면 외국에서 들여 와 배달을 해 준다지만 인내심과 여가가 그리 까지는 안 된다.

유심히 보다보니 신문 지상 서평코너에 박완서의 친절한 책읽기라는 코너가 생겼다.

74년인지 종로2가의 YMCA건너편 종로서적 이라는 당시 최대의 서적상에서 작가와의 대화 이벤트를 마련하여 그녀에게 무엇인가 질문하니 가시 돋친 대답에 실망을 했던 기억이 이상하게 잊히지 않았었다. 그 후 언젠지 그녀의 신문 인터뷰 속에 자신이 문예지로 등단한 것이 아니고 여성지로 등단하였기 때문에 등단이 곧 졸업, 마지막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무엇을 써야하나 고심했었다는 기사에 연민의 느낌도 있었다.

그녀의 친절한 책읽기 안내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에서 “저자(정민, 한양대)는 머리말을 통해 10여 년간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에 관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18세기 문화변동기의 문화현상을 다룬 13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졌다. 고 저자가 밝혀놓고 있다며 그가 썼다고 말하지 않고 묶었다고 말한다.

“(중략)그리고 당시 체제의 검열에 걸린 발랄하고 사실적인 문장 등에서 그는 근대의 에너지를 읽어낸다. 불행하게도 정조의 승하와 동시에 18세기는 막을 내리고 기인들뿐 아니라 독학으로 수학 기하학 천체물리학에 통달하여 천민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높이 등용되었던 천재까지 영락하여 거의 굶어 죽게 되는 비극을 맞는다.”

“(중략)만약 정조시대의 문예부흥기가 순조롭게 좋은 정치를 만나 근대화를 이룩하면서 주권을 유지해 왔더라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도 안 겪었을 것이다. 일본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으면 나라가 둘로 쪼개지는 일 따위가 일어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아, 분단만 없었더라면 지금쯤 우리는 얼마나 작지만 아름다운 나라가 되어 있을 것인가.“

“과거에다가 만약을 붙여 가정하는 것처럼 부질없는 짓은 없는 줄 아나 이 돈만 아는 세상을 살기가 하도 편치 못하여 해보는 소리이다.” 소설가 박완서

나이든 여소설가를 비난하거나 폄훼할 의사나 이유도 없다.

사실 그녀가 무슨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고 읽은 적도 없다.

다만 정조시대의 모습을 자신의 노력과 공부로 이해를 한 것인지 티브이연속극의 미화에 홀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져보며 서세동점의 시기에 동양3국의 대처와 변화 등을 비교해보고 싶다는 망상만 품어본다. 아편전쟁이후 조차와 개항 등의 굴욕을 기록한 凊史 를 나 스스로 읽어볼 수 있는 때가 과연 있을 수 있을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