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이디가 3쿠션이므로 당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오늘은 저의 아주 평범한 당구 인생에 관한 이야기로 부터 시작 하겠습니다.

저는 당구를 고교 졸업 후에 진학해서 처음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단골 당구장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가고.. 거기서 자기도 하였죠.

4구 300까지 올라 갔고.. 아주 잘 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럭저럭 창피하지 않을

실력이라고 자부하였는데.. 직장 들어 가서는 나인 볼, 제대 당구, 3쿠션등

내기 당구에서 돈 잃는 호구로 전락하고.. 급기야는 250으로 내리고 게임을 해도..

여전히 따는 것 보다는 잃는 쪽이었습니다. 특히 3쿠션이 제일 약했습니다.

당구 수지도 동네나 지역 따라.. 또는 당구장 마다 수지가 다른 것 같습니다.

바둑 급수도 기원 마다 다르듯이 말입니다. 

결국엔 나는 당구 소질이 없구나..하고 당구 치는 것을 멀리 하였습니다.

당구장에 가도 내기는 안 하고.. 친선 게임이나 하던지.. 구경만 하는 편이었죠.

40대 후반에 관련 회사 젊은 직원들과 당구를 다시 치기 시작했는데.. 3쿠션 내기 당구.

당연히 호구가 되었고.. 또 다시 200 으로 내려 주었는데도 마찬가지 지는 쪽이었죠.

비슷한 나이의 당구장 주인이 보기가 안쓰러웠는지.. 별도로 특훈까지 시켜 주었는데..

자질이 없는지 약간은 나아졌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죠.. 

그 뒤로 다시 당구장 가는 것을 멀리 하다가..교회의 후배가 교회 당구 모임을 만들어서

다시 당구를 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후배가 300을 치는데.. 정말 잘 치더군요. 그 친구한테 여러가지를 배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구가 다시 재미있어 지게 되었죠. 모종의 사건과 제일 고수였던 후배가

이사를 가는 바람에 모임은 자연스레 해체되었습니다.

모임을 가졌던 당구장에 고수들이 많아서 같은 지역에 사는 400치는 직장 후배와 함께

자주 가서.. 그 곳에 있는 손님들과 게임도 하고 연습도 하였습니다.

고수들 치는 것도 눈 여겨 보며 배우면서 점차 실력이 한 단계 늘어갔습니다.

그래 봐야 200 보통에서 왕소금(?) 200 이 된 것이죠. 자꾸 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250으로 올렸습니다만 승률은 형편없이 하락하면서 지는 편이 더 많아 졌습니다.

그 당구장은 400 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30개 나는 25개로 놓고 게임을 하니

지는게 당연하죠. 하루 이틀 된 400들이 아니니까요. 

지는 회수가 많아지고 실력은 더 이상 안 느니.. 다시 재미가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다시 당구장을 자주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인터넷에서 3쿠션을 검색하였더니.. 엄청난 블로그들이 있더군요.

3쿠션 시스템에서 부터 시합 동영상까지.. 너무나 풍부한 자료들을 보고는 3쿠션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시스템 자료를 읽고 이해하려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이게 이렇게 되는 거였구나..하고 감탄을 하면서, 옛날에 내가 왜 이런 걸 몰랐나..

그랬으면 3쿠션 호구는 되지 않았을 뿐더러.. 돈 좀 땃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크게 들더군요. 

세계 유명 프로들의 시합 동영상을 보면서.. 감탄에 또 감탄을 하면서 뭔가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매일같이 보았습니다. 같은 동영상을 여러번 보기도 하였죠. 그러다 보니

자연히 3쿠션 당구 길을 보는 눈은 높아지는 반면에 몸과 실력은 못 따라가는

이율배반적 모순 현상이 되더군요.

시험해 보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당구장을 갔는데.. 이 당구장은 제가 간 당구장 중에서

제일 짠 당구장이더군요. 주인도 내게 말하길 다른 당구장에서 게임할 때보다 한단계

내려서 해야 한다구요. 손님들 수준이 그렇게 되었다나요. 그래서 저도 200으로 게임을

하는데.. 초기엔 승률이 40% 정도. 계속 이론과 동영상을 보면서..승률이 70%정도까지

올라가더군요. 잘 치는 200 이 된 셈이죠.. 거기 오는 사람들도 점차 짜다고 비꼬고,

하도 올리라고 해서 20개에서 22개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올리고 나서는 깨갱.. 

그러던 중 어느 블로그 글에서 당구장에 있는 당구대들이 소위 한국식 중대라는

정체 불명의 당구대이고.. 대다이라 부르는 즉, 국제식 대대가 세계 공통의 당구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국제식 대대는 프로들 시합용인 줄만 알고 있었지요.

그 사실을 알고 부터는 국제식 대대에서 치고 싶어졌습니다.

일반 당구대와 국제식 대대에서 3쿠션 당구를 바둑에 비유하자면.. 19로 바둑 판이 아닌

15~16로 바둑판에서 바둑 두는 거와 같다고나 할까요. 크기와 고무 쿠션의 반탄력,

당구공 크기등으로 인해 공의 움직임의 변화와 정밀성등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글이 쓸데없이 길어 졌습니다.. 2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