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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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바둑일기 188, Favorite D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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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일기 188, Favorite Dish 구정연휴 3일을 계속 일하고 오늘 모처럼 토요일 하루 쉬는 날이다. 내일 일요일은 다시 나가야 하니 5일 연휴 중에 하루를 쉬는 것인데.. 아침 10시 병원에서 전화가 온다. 약사 두 명을 응급실 전담으로 배치하고 바구니에 약을 날라야 하는데 이송 지원은 어떻게 되었느냐는 약제과장의 문의에 오늘 약국 차지 인 최는 전화가 왔다. 볼 메인 목소리에 심통맞게 전화하며 내가 왜 이런 연락을 하여야 하느냐 항변하는 듯한 목소리를 못 들은척 하며 응급실에 있던 담당은 약국으로 내려가게 한다. 푹 자고 싶었는데 10시에 일어났으니 푹 잔 것일까? 집사람은 오늘 요양보호사 실습을 간다 했으니 지금쯤 어느 요양원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을까? 내일도 실습이라니 천상 혼자 끼니를 해결해야한다. 아침은 굶고 점심은 쉬고 저녁이나 먹어야지 싶다. 김치없이 먹던 밥이 괴로워 이번 주엔 김치는 왔는데 다른 반찬이 없다. 병원에서 2천원 짜리 밥이라도 먹으면 다행인 것이지. 병원엘 나가지 않으니 밥 먹는 것도 큰 문제이다. 기원에 내려가 편 바둑을 시작한다. 아무리 애써도 같은 편이 몇 방씩 져 버리면 대책이 없다. 미친년 널 뛰듯 한다는 말이 있더니 빛나리는 이상하게 계속 같은 편이 되어 6점 하수에게도 5방을 지고 두 점 하수에겐 124집을 진다. 제 놈 돈 많아서 잃는 건 상관 없지만 같은 편 생각해서라도 성의 껏 두어야 하는 것 일텐데 초반에 곁에 앉아 보니 죽은 알만 50여 개다. 둘 맛이 없어진다. 중국에서 휴가 차 나온 최는 좋아서 마구 물러선다. 물러서다 외레 마구 패를 건다. 어차피 자기 편이 돈은 먹었으니 꽃놀이 패 마냥 더 져도 상관이 없다는 심사이다. 우리 편 1등은 31집을 이겼다며 더 둘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 더 이겨 1등 만원이라도 복구하려고 하지만 외레 다음 판에 늦어 들어가지도 못하고 20여 집 이긴다. 1등도 못하며 시작도 놓쳤으니 손해가 극심하다. 따고 잃는 건 오직 운수일 뿐일까? 세상 일이란 이처럼 운에만 기대며 운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는 것은 틀림없는데 왜 바둑은 이 모양일까? 지면 그래도 만 원이고 따 면 2만원이니 확률상으로도 높은 게임 인듯한데 그 이상은 대책이 없다. 병원에서 일을 할 때는 촌음을 아끼려 동작조차 최소화 하며 일에 열심 이지만 바둑을 둘 때는 장고를 마다 않으며 성의껏 두어도 결과는 항상 장담할 수 없느니 하지 말아야 하는 게임 인 것은 틀림 없는 것 같은데. 매일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족하다며 승부에 임한다. 구정에 전 을 먹고 싶었는데, 동그랑땡이나 녹두 빈대떡은 아니어도 동태 전이나 파전은 아니어도 두부전이나 호박전 허파 전이라도 먹고 싶었는데 그조차 어려워 라면에 그 다음 날은 뼈 해장국 그리고 오늘도 라면이다. 어제 모처럼 화려한 외식으로 나의 Favorite Dish인 뼈 해장국을 먹으러 갔더니 물가가 올라서인지 양과 맛이 너무나 초라하다. 화가 난다. 이리 세상이 각박해 져 가는데 나만 과거에 매여 사는 것일까? 아침에 신문을 보니 혼자사는 1인 가구가 2000년엔 200만 가구 이었는데 이젠 403만 가구란다. 고독사 라는 용어는 옆 일본에서 쓰던 용어인데 이제 한국에서도 많은 고독사가 발생한단다. 그리 평생 좋아 했다는 바둑을 두며 고독하게 쓰러질 것인가? 바둑도 노름이 아니냐며 타박을 하는데 답을 즉시 못 했었지만 그 답을 발견했다. 내가 이 곳 오로 칼럼에 世界로 소라네 를 시작하며 썻던 시작하며 를 읽으니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이 바로 그 곳에 담겨 있었다. 그래 그것으로 족하다. 오늘 땅딸이 정에게 졌던 바둑을 복기해 본다. 그래 제1감 옳다고 생각되는 최선의 수를 두었으면 되는 것인데 그 순간 그 곳을 놓쳤다. 지금 이 순간 이후에도 생활이건 바둑이건 옳다고 생각되는 제1감 대로 수순을 밟으면 되는 것이겠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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