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근처를 지나게 되어 잠시 들렀습니다. 그림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라도 찾는 곳인데

하는 생각으로 별다른 목적의식 없이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보게 됩니다.

눈에 띤 것은 기획된 전시물이 아니라 2층 복도에 상시로 전시되어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흰색의 옷을 입은 예띤 여성이 침대에서 뒤로 돌아보는 모습입니다.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보통은 여성의 누드화를 보면 성적인 충동이 먼저 일어났는데

이제는 묘한 아름다움이 보이더군요. 제가 본 그림이 정확하게는 누드화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분위기는 누드화였습니다. 여성의 농염한 매력을 보여주는 그림이라면

그렇게 누드화라 불러도 되겠지요.

제가 그림의 아름다움에 눈을 떴을리는 없고, 아마 늙었나 봅니다.

그래서 그림을 봐도 이제 성적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아름다움으로 보이나 봅니다.

감히, 누드화라는 것이 그런 경지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은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걸 알게 된다면 성이라는 집착에서는 조금 벗어난 상태라고...

지난주는 애기와 동네 애들과 놀이터에서 마냥 즐겁게 놀았습니다.

잡기 놀이도 하고 놀이터에서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듯이 동전도 주우 다니고 말입니다.

결국 50원짜리 두개와 100원짜리 한개를 찾아서 하나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정말 좋아하더군요. 요즘은 과자 하나 사먹을 수 없는 50원짜리 100원짜리 동전인데도 말입니다.

금덩어리나 되듯이 손에 꼭 쥐고 노는 애들을 보니 흙 속에서 찾아서 준 보람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즐거워지더군요.

한참을 놀다보니 어느듯 동네 애들은 저보고 아저씨라 부르며 손잡고 놀게 되었고

덕분에 딸래미도 저를 같이 아저씨라 부르더군요.

4살난 딸래미 보고는 "너는 아빠라고 불러야지"하고 몇번을 웃으면서 말해도

애들이 원체 아저씨, 아저씨하며 쫓아다니는 통에 딸에게도 금방 같은 아저씨가 되어버렸습니다.

놀이터에 많은 사람들이 있어, 체통없이 노는 모습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나이가 들어서 이제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는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최근 오로광장에서의 일은 광장지기의 적극적인 참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역시, 자정도 좋지만 운영자의 적극적인 의지만이 평화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관리하지 않으면 평화가 오기는 하지만 결국 기존의 회원들이 떠나버리고 텅빈 평화만

남겠지요. 몇년전 구조조정으로 운영자의 관리가 엉망인된 타이젬의 경우 대부분의 논객들이

떠나버렸지요.

이번엔 오로광장에서도 드물게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댓글에 격분하고 마음 상했을테니지만, 이제 늙었는지 누가 뭐래도

그렇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노안인가 봅니다.

이번 일로 작가 분들도 조금은 면역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인터넷에서 살다보면 수시로 이런 일이 있을텐데, 별일 아니니

그때마다 마음 상하지 않고, 신경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인터넷바둑에서 유일한 곳인

이곳도 그런 것으로 떠나지 말았으면 하고요...

요 며칠사이 자주 늙었구나하는 경험을 해서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