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앉은 배에서 답답함이 느껴져서 세월을 돌아보니

벌써 가을입니다. 지나가지 않을 것 같던 여름이었는데 지나고 나니

기억이 없습니다.

여름철 과일인, 수박, 복숭아, 자두도 몇번 먹어보지 못했는데

벌써 늦여름 과일인 포도마저 쑥 들어가버리고 그자리에는

땅콩과 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천고마비라 했고 사람도 가을철 돌아온 입맛에 그 핑계를 대며

불어나는 몸을 감샀지만,

요즘 세월은 반대인 것 같습니다. 여름에 몸이 더 불어나는 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더운 여름날 땀흘리며 밥벌이한다고 몸이 축날테지만,

요즘은 여름에 더워도 시원한 곳을 찾을 수 있고

밖으로 나가 몸을 움직이길 꺼려하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겨울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쏘다녀도

여름철 운동은 그렇게 열심히 나돌아 다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21세기에는

돌아오는 입맛과 식욕을 꾹 참으면서 외면하고

운동을 해야하나봅니다.

여름내 디룩해진 몸을 가을 나무가 낙엽을 털어내듯 가볍게 추려야

다음해 여름이 오면 또 복날마다 보양식을 먹으면서 살아갈 수 있지않겠습니까?

이제 가을이고 겨울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