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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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병원일기125 , 전차남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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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일기125, 전차남 06:04 분당 전철역에서 기다란 에스컬레이터를타고 지상으로 나오며 담배를 피워문다. 06:10 복정에서 보정을 향하는 전철을 아슬아슬하게 탄 후엔 아이패드를 무릎에 놓고 오로 사이트를본다. 약 22 분 간 게시판 글 몇 개를 읽으니 벌써 도착한다. 지하철에서 편히 게시글도 읽고 좋은시절이긴하다. 버스정류장 건너편의 고층건물들 외벽 간판들을 둘러본다. 수많은 상호의 제각각 안내표지는 바쁜 삶속을 치열하게 경쟁하는 각축장이다. 다른 광고판보다 더 크게 더 강렬하게 인상을 남기려는 몸부림이자 남의 생살을 후벼 파 들면서라도 자신은 살아 남으려는 몸짓같다. 어제는 출근길을 버스를 타 보았다. 일정한 시각의 지하철보다 여유있게 갈 수 있지않을까 싶었지만 결국 시간은 더 걸린다. 지난 몇년간을 주로 지하철을이용하며 땅 속으로만 다녀서일까? 길위의 풍경들은 낯 선 느낌이다. 모란시장을 지나며 성남시청 신청사를 처음 보았다. 중간의 넓은 나대지는 결국 또하나의 번화한 건물들로 들어차겠지. 이 근처는 오래전 친구들과 돼지 숯불구이를 먹으려 다니던 기억이다. 성남 어느 작은 병원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하던 친구 닥터와 왔었지. 그는 나중에 부천에 개업을 하여 당시 공장이 많던 지역이어서인지 산부인과 개업을 했던 병원건물을 통채로 샀다. 자식이 자폐증이 심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살고있을까? 다른 친구는 부인이 임신을 못 해 입양을 받으러 성남에 오는데 마침 내가 운전을 하여 신생아를 받아 그의 집에 데려가 줬었지. 그는 그아이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버스는 야탑을 지나 강변 벚꽃과 개나리 목련등 아름다운 길속에서 병원으로 향한다. 젊은시절의 기억속에 이미 앞 날의 운명이 예시되어 있던 것을 내가 몰랐던 것일까? 병원 밥을 먹을 팔자였던 것일까? 땅속을 헤매이며 잊고살던 지상의 풍경에 추억도 곰씹어보지만 역시 버스보다는 지하철이 빠르고 정확해 내겐 제격이다. 전철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한다. 아파트 가장자리마다 만개한 꽃나무들이 주민들의 품위를 대변하고 중고등학교 운동장 가의 빈약하고 조그마한 초라한 꽃나무들은 열악한 공교육의 현실을 보여주나보다. 병원입구 신호대대기에 버스는 멈춰선다. 만개한 벛꽃나무들이 보도를 따라 죽 늘어서있다. 업은 애기 찾는다더니 올 봄에 본 꽃나무의 아름다움중에 으뜸이다. 그래 아름다운 이 곳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어야겠지. 제 시간에 정확히 출퇴근을 하려면 계속 전철 애호가 즉 전차남 이 되어야겠다. 오늘은 토요일이어 마음의 여유도 있고 조금 늦게 나왔지만 역시 전차남 06:04 가 아닌 전차남 05:28 이 되어야 겠다. 새로옮긴 병원에서 적응하느라 바쁜핑계로 일기를 적지못했다. 정작 여러가지 일들이 많은 요즘 이야기를 적어놓아야 다음에 내 자신이 돌아봐도 궁금할 텐데. S 의료원에서 7년간 있으면서 38 편 밖에 못 썻던 것이 아쉬워 복직하면 많이 써 보려던 것이 지난 2 년간 C 의료원에서 약 80 편을 썼다. 일주일에 한 편 쓴 꼴일까? 이제 이 곳에서 마지막 기회이겠지. 부지런히 써 두어야 할 텐데. 전차남 칭호에 부끄럽지 않게 아이패드를 준비했으니 부지런히 읽고 쓸 수 있을까? 지하철속 누구나 들여다 보는 핸드폰 화면보다 엄청 큰 화면까지 마련했으니 준비는 다 된 것이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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