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은 선한 일을 아무리해도 자신이 한일에 개의치 않는다.

악한 사람은 악한 일을 아무리해도 자신이 한일에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착한 사람은 자신을 선하다 하지 않고

악한 사람은 자신을 악하다 하지 않는다.

한사람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면 또 다른 한사람은 대가를 치르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초대받지 않았어도 이 세상에 태어났고 누군가의 허락이 없어도 가야한다

탄생은 선택받은 축복이지만 죽음은 예외 없고 평등하며 조화의 근본이라고도 본다.

선하게 살아도 악하게 살아도 어차피 계시원의 초시계는 쉼 없이 흐르고 있으니

살아가는 것이나 죽어가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게 없겠지만 내가 기쁨이 되지 못한다면

나로 인한 슬픔을 줄이고 악이라면 필요악이 되고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이 되어

모두에서 벗어나지 않는 구성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함이 무난하리라 생각하지만

우리는 삶에 집착을 하고 살아 있다는 것으로 영원히 쾌락과 안녕을 추구하며 여기에

가진 자 일수록 강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이승에서의 체류 기간을 연장하려 한다.

삶의 미학을 추구하다가 간다 해도. 부정하고 허무를 느끼며 살다 간다 해도 우리는 삶의

고통보다 죽음의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음에 이 중생의 고뇌는 끝이 없는가 한다.

내가 악한지 선한지 구분이 어려우면 차라리 선한 일에 생색내고 악한 일에 반성하자.

내 할 수 있는 일이라 버둥거리며 헤엄을 친다고 한들 얼마나 나아가고 떠있겠나.

돌아 올일 생각 않고 나아가다 힘 다하면 그곳이 무덤이 되고 결코 이룬 것이 없음이니

선하게 태어나 악하게 살았더라도 다시 돌아와 선으로 마무리 하는 시간은 그 힘은 남겨

두어야 하지 않겠나.

애써 이루려 고통을 자초하지 말고 남을 견주어 스스로 초라해지지 않으려

흔들흔들 떠다니고 부딪치며 그렇게 부평초처럼 내맡기며 살아가려한다.

언제부턴가 죽음의 공포는 엷어졌고 이별에 익숙해져간다.

이제 남은 것은 채 끝나지 않은 의무와 그것에 임하는 성실함만 있을 뿐인가.

벌써 그리움으로 멀어지고

빈자리의 허전함도 망각으로 채워진다

할머님의 49재를 끝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