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모님과의 영원한 이별이 그 첫째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선비님의 글을 읽고 몇년전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 마음에 싸아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조만간 아버님을 다시 만날것이라 확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땅에서의 이별은 슬픈것이다.

한글의 표현중에서 "돌아가셨다" 라는 말이 참 멋있다고 생각한다.
이곳 지구촌에 잠깐 사시다가 본래의 본향으로 돌아가셨다는 뜻일것이다.
난 죽음이 영원한 이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잠깐동안의 이별일 뿐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있어서는 죽음은 가장 심각하고 풀기어려운 문제이면서도 또한 가장 신비스러운 사건이기도 한것같다.  모든종교역시 이 죽음의 문제를 해결해보려는데서 출발하게 된것같다...

몇일전 9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 하늘 고향으로 돌아가신 교회 권사님의 장례식에 다녀왔다.   육이오전쟁통에 남편을 잃고 이북에서 5남매를 데리고 남한으로 피난 내려왔다가 사십여년전 미국으로 이민와 평생을 홀로 사시면서 자녀 다섯명을 훌륭하게 키우는데 일생을 바치신분이었다.  장례식 내내 감동이 있었다.

한국과 달리 여기서는 삼일장이라고 해도 모든 문상객들이 딱 두번 시간을 정해서 모인다. 자신의 종교에 따라 예배를 두번 드리면 끝이다.  입관식때 조문객들이 관에 누워있는 시신을 직접 보면서 애도를 표할수있게끔 해준다. 그리고는 하루나 이틀뒤 장지에서 하관 예배를 드리고 관을 묻으면 끝이다.

솔직히 나는 죽음을 잘 맞이한 분들을 볼때마다 부러운 생각이 든다.  이세상의 힘든 여정을 훌륭히 마치고 맡은일을 완수하고 배울것을 다배우고 영혼이 성숙해져서 육신의 옷을 벗고 하늘나라로 가신것을 생각하면 나도 하루속히 하늘나라에 가고싶은 마음이 크다.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이 크지만 그래도 막내아들 대학 마치는것 까지는 봐 주는것이 나의 의무일듯 하다.

한국에서 미국올때 공항에서 심사한후 비행기 타면 미국에 오듯, 죽음은 나의 본향 하늘나라로 돌아 가는 하나의 관문일 뿐이다. 

Raymond Moody 란 의사가 쓴 Life after life 란 책이 생각난다. (한국어판으로도 번역이 된것으로 안다.)   이 의사는 죽음을 경험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것에 흥미를 느껴 연구하기 시작해 100명 이상의 임상적으로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책을 썼다.

그후로 Near Death Experience (NDE) 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져서 지금은 웹사이트도 여러개있고 매년 학회도 있다.  지옥의 무서움을 경험한 사람도 약간은 있지만 대부분은 터널같은곳을 지나 어떤 강한 사랑의빛 과 같은 존재를 만난후 자신의 삶을 영화보듯 돌아본다고 한다.  심판하기위함보다는 지구에서 무엇을 배웠는가를 돌아보기 위함이라고한다. 먼저 돌아가신 친지와 친구들도 만나기도 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후의세계가 너무 좋아서 다시 육신으로 돌아오기 싫어하는데 끝내지 못한 일이 남아있어 할수없이 돌아왔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처음엔 자신이 죽었는지  조차 모를정도로 별로 다른게 없다고 한다.  공중에서 자신의 죽어있는 모습을 봐도 육체는 그저 벗어논 옷정도로 별 특별한 감정은 없다고한다. (영화 Ghost 는 아마도 이렇게 죽었다 깨어난 자들의 조언하에 만들어진 영화인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상당부분 NDE 경험자들의 경험과 일치한다.)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죽음을 잘 맞이 하려면 이땅에 살면서 
서로에게 조그만한 친절과 사랑을 베풀기도 하고 또한 감사히 받기도 하면서
너와 내가 하나인것을 깨달아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는삶...
이런 삶을 살고  꿈에 그리던 하늘나라로 어서 돌아가고싶다.
아, 하늘나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새로운 세계의 시작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