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을 내렸다. 애용하던 MP3플레이어에 있던 노래를 모두 삭제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MP3플레이어는 운전을 하면서 음악듣기를 좋아해서

자동차 뒷좌석을 가득 채우던 카세트테잎 한 가방을 대치한 것이다.

운전 하면서 듣던 음악테잎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늘더니 급기야

조수석 사물함을 넘치고 운전석 옆 문의 보관공간,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보관함 등 넘칠대로 넘치다가 작은 가방을 하나 장만해서 담아두었다.

카세트 테잎의 증가 속도는 마치 여름날의 잡초와 같아서 하루하루

놀랄민큼 늘어갔다. 잠시 정신을 팔고 있으면 또 몇개 늘어나서 차 이곳저것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몇년전 6G짜리 MP3플레이어를 거금을 주고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한참후 보관하고 있던 테잎은 차에서 내리고 되고 이곳저곳 집안을 돌아다니

다가 결국은 다 버리게 되었다.

그 모든 것이 MP3속 700-800곡으로 담고 있었는데 그것을 다 지운 것이다.

그리고는 달랑 최신곡 1곡을 저장해뒀다.

처음으로 유료 음악사이트에 들어가서 비용을 주고 다운 받은 것이다.

한곡에 600원. 10곡에 6000천원 이렇게 보면 앨범하나를 통째로

사는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다. 따져봐야 이득이 없는 짓이고

어제부터 오늘까지 그 노래를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출퇴근길에 짬짬이 들은 것이 벌써 수십번일 것이다.

MP3에 노래가 가득할때 어느 노래가 이렇게 호강을 누릴 수 있었을까?

노래를 돈을 주고 사고 귀해지니 노래도 대접이 달라진다.

대충대충 중요부분만 귀에 들어오던 노래들이 전주부터 음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들을려고 하게 된다. 85년 영화 아마데우스의 영화음악에서

음악에 귀가 처음 열릴때와 같았다.

귀하게 된다는 것은 그런 것 같다.

바둑도 그런 것 같다.

지금 바둑은 인터넷이라는 형태로 늘 우리주변에 있다.

그런데, 그옛날 바둑을 처음 배울때와 비교해볼때 그가치는 형편없이

떨어져버렸다. 바둑이 스스로 그런 것도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바둑을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바둑이 다시 우리 주변에서 귀해질때

바둑도 그만큼 대접을 받을 것이고 바둑을 두는 우리도 대접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