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인 상쾌한 아침

오늘은 억지 춘향이가 약간의 핑계와 변명으로 시간연장책을 써가면서

미루고 버티어 오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날이다

잠시 둘러본다고 컴에 앉으면 글을 읽고 댓글 달고 온 김에 바둑한판 두고

뭔가 떠오르면 글쓰기를 시작하다 끝내 마무리를 해야 한다.

바둑도 지면 그런가 하는데 이기면 감이 좋으니 이럴 때 이겨두자 하면서

판수가 늘어나고 지는 바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연승을 목표로 세운다.

그러다 보면 다른 일들이 내 주변을 둘러싸고 해질녘을 정신없게 만들고.

허둥지둥 처리하고 나면 땀 좀 흘렸다고 술 생각이 나니 벼르기 만한 운동은

결국은 목운동으로 끝나고 만다. ^^;

만석님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이제 나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보다

남은 책임을 위해서라도 운동은 의무가 되고 선택과목에서 필수로 전환하여

아예 근무의 연장선에 들여 놓아야겠다고 다짐을 하였기에 오늘은 필히 나선다.

간만에 나서니 무리하지 않게 산책 수준으로 왕복 3Km 정도를 산책삼아 거닐며

그동안 디카방의 트로이카. 나무나루님.향심님.은행목반님의 사진들을 눈팅 해온

경험을 살려 카메라도 들고 가서 그 잘난 실력으로 운이 좋기를 바래본다.

새벽까지 근무한 탓으로 그리 이르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나에게는 새벽길이다

창문가로 들어오는 바람이 제법 쌀쌀한 게 초가을 날씬데...

밖에서 어머님은 분산 하시다. 오늘은 내가 간병 비번이니 어머님이 초병이다 ^^=

자. 다녀와서 홀로 거닐며 무엇을 주워 왔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따 다시 오세여 ^^

▲  마음이 슬픈날 하늘을 우르르 왠지 움츠린 듯한 나뭇잎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고 나는 건성으로 사진 찍을 게 없나 두리번거리며 걷다가

아...! 오늘이...!

석연찮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고 군대 안 가본 놈 있나 우라질 놈들.

웃기는 소리만 천연덕스레 하는 것이 보기 싫어 잠시 생각을 놓고 있었다.

그분들의 영결식이 오늘인 것을.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하는데

내 옆을 스치는 발걸음 소리 멈추지 않고 카메라 목에 걸고 고개 숙인 내 모습이

도리어 어색하고 내 생각과 몸을 생각하여 삼삼오오 재잘거리며 걷는 이의 풍경.

그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힐끗 거렸다는 것은 고개를 들고 돌아보니 아직도

되돌아보며 나와 눈을 마주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아아.....악.

엄마야 ...후다다닥.

갑작스런 괴성에 기겁을 하고 달려가며 되돌아보는 수다쟁이들에게 씨~익 하고

웃어 주었더니 더욱 호들갑을 떤다. 어느 정도 멀어지니 지네들끼리 웃고 난리다

이거야 원. 미친놈 되는 거 잠시네. 쩝.

▲ 뭔지 모름 ^^

우렁각시에게 칭찬 듣고 보무도(?) 당당하게 집을 나선 게 여간 대견하지 않다

사진을 수 십장 찍어도 내세울 게 없어 그중 두 어장만 내놓는 점 양해 바라며

행복하다는 생각을 여러분들과 나누려 한다는 것만 가상히 여겨 주시기 바란다

사실 행복은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 다만 모두가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환경은 100을 주었고 나의 능력을 50을 주었다 그리고 노력으로 2~30을 채우고

나머지는 인연의 도움을 받는다고 가정하여 우리의 행복 만족도를 가늠해본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행복 체감도는 80이 최고라 볼 수 있으며 나머지는 기다림과

흔히 말하는 운의 신세를 져야 하는데 우리의 더듬이는 그 반대를 훑고 있는 것이다

행복은 정품이 없다고 본다. 내 몸에 맞추고 느끼며 적응하면 그게 정품이다

오늘 초가을 날씨같이 쌀쌀한 기온에 바람마저 옷깃을 여밀게 하지만 밖으로 나선 것

비개인 하늘을 바라보고 어느 듯 녹음이 짙어가는 산과들을 바라보며 한가히 거니며

아무런 간섭 없고 시간제한 없는 수읽기 시간이 자유롭고 행복 할 뿐이다.

나 그대만을 위해서 태어난

저 바위틈에 한송이 들꽃이요

돌틈사이 이름도없는 들꽃으로 산다해도

내 진정 그대를 위해서 살아 가리라

언제나 영롱한 무지개로

그대는 내곁에서 항상 머물고

수많은 꽃중에

들꽃이 되어도

행복하리.

오늘은 실시간 사진과 글을 올려 보았습니다.

모든 분들이 행복하시고 서로 사랑하시고 잠깐의 미움도 인정하시되

오래 가거나 쌓아두지 맙시다.

우리는 서로에 의해 행복 할 시간도 모자랍니다.

저는 오늘 이쁜 짓 했으니 아마도 저녁엔 푸짐한 포상이 있을 듯 하네요.

뭘까요..? 

이벤트 해뿌까. ^^=

물론 저야 정성스런 술상이 최고지라. (꿀꺽) ^^=

여러분 모두 오늘도 어제처럼 그리고 내일까지 행복하세여 철푸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