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두는 이에게 가장 흔한 유혹이 아마 "기력향상"일 것이다.

바둑을 배우고 나서 그 기력향상이라는 유혹과 싸우지 않은 이가 없고

그것으로 사연 하나 없는 이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또 때 아니게 요즘 또 그 유혹과 대치중이다.

'아~ 지금 또 바둑 공부를 하면 얼마정도는 더 늘텐데...'하는 미련.

시도하지 않으려면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

법대생의 고시에 대한 미련과 비슷한 것을까?

그 바둑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시간이 비어 바둑 공부할 기회가 되었을때는  마음 먹기가

그렇게 어렵다가도 바쁠때는 그것이 유혹으로 나타난다.

바둑이라는 것이 늘 보고, 두고 곁에 있지만 공부하기는 쉽지 않다.

공부를 한번 이라도 했으면 지금처럼 만년 하수이겠는가?

공부를 해야할때 그렇게 다가오고

또 직장생활에서도 그렇게 다가온다.

그때마다 '다음에... 좀 더 시간이 생기면...'

이라는 말로 스스로 속이면서 버텨보지만 그것 또한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다.

'고수라는 훈장"은 바둑 자체를 스스로 태워버릴 만큼의 강렬한 매력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탐내는 그 '반지'보다

바둑에서의 '고수'라는 것이 그 강도가 절대 약하지 않다.

유혹으로 다가 올때는 그것은 "절대 유혹"이다

그 "유혹"과 '때'라는 것이 제대로 맞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먹고 사는 것이 만만찮은 세상에서 늘 경쟁해야하고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켜야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세월인 탓에

때가 맞지 않을때는 밉기만 하다.

고수가 된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바둑인은 얼굴에 웃음이 생긴다.

"레드 선~"이라는 우명 최면술사의 키워드가 아니더라도

"고수가 된다는 것" 그 한마디에 바둑인은 100 이면 100 모두 순식간에 백일몽으로

빠져버릴 것이다.

"19*19인생퍼즐"(저자 이홍렬)이라는 바둑책의 프로기사 이홍렬편의 한구절이다.

<그의 바둑엔 기품 같은 게 느껴졌고 기량도 출중했다. 내용이 나빴음에도

내가 이긴 것은 상대가 승부사라기 보다는 담백한 기질의 보유자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바둑 책을 다시 펼쳐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책에서 이 구절을 읽고는...

내가 바둑인으로서 고수가 되기보다는 비록 기품을 운운할 정도의

기력도 아니지만 바둑을 담백하게 만드는 것이 가야할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