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年 12月 1日로 기억한다.

군을 제대하고(원통 12사) 실로 30년 만에 강원도 고성으로 이렇게 짧은

인연이 될지 모르는 길을 달려갔다.

그와 3년여의 인연이 시작이었고 우리는 추억을 쌓아간다고 생각한 시간들이

쓰라린 아픔을 쌓아왔었나 보다

칠순도 우습게 보는 세월에 회갑도 못 지내고 홀연히 떠나버린 몹쓸 사람은

무엇이 그리도 바빴단 말인가.

아니다.

그는 그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인연들을 찾아 목말라 했고

무엇을 빨리 많이 줄까를 내내 안타까워했던 것이다.

그렇게 만석지기로 살았고 만석의 정과 사랑을 남겨두고 간 것이다

한 달을 꼬박 그를 생각하고 그를 위해서 절을 하고 문병가고 마지막 가는 길을

보듬으러 춘천으로 달려갔다

당근형님과 영판님 황소걸음마와 일곱길거리님 그리고 선달이가 대표로 술을 올리고

2배를 하였는데 머리를 들고 일어나려는데 설움이 복받쳤다

만석아.

외마디만 지르고 엎어져 소리 내어 울어 버렸다

엉 엉 엉....

그렇게 소리 내어 울고 있는 나의 등을 영판님이 가만히 쓸어 주었다

그래 일단은 상주와 절을 해야 되는데...

나 때문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눈물범벅으로 상주와 마주 했다

마지막엔 혼수상태로 있었고 임종도 지키지 못했단다.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그렇게. 그렇게 말없이 조용히 떠난 것이다.

할머님께 잘한다고 철마다 과일과 멸치 꽁치 오징어를 보내 주었다

살아 계실 때 조금이라도 잘하라 했고 108사찰 순례 꼭 마치라고 독려했다

내가 가는 길에는 항상 앞장섰고 늘 뒤에서 나를 위해 묵묵히 지켜 주었다

정의 물을 아무리 대어도 풀 한포기 나지 않는 삭막한 인터넷 사막이라고들

말하면서 모두가 포기 한 채로 살아가는 곳에서 나도 그도 그럴리가 없다 에

올인을 하고 3년이라는 세월이 후딱 지나갔다

동안에 여러 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만감이 교차한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무엇이 소용 있더란 말인가

잘난 사람 못된 사람 그들도 할 말이 있을 것이나 그들이나 나나

고인 앞에서 죽음 앞에서 겸손하고 앞으로 쭉 그리 살아 갈 것을 권한다.

이제 모든 것이 지나갔다

하지만 나는 아직 한 가지 일이 남았다

가족이 탈상을 하는 모레 삼오날에 나는 상복을 입기로 했다

갓바위로 올라 그의 명복을 빌어주는 108배를 시작으로 일주일마다 한 번씩

일곱 번의 108배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매일 3배를 올릴 것이다

49제를 올리는 것이다.

할머니를 그토록 사랑해 준 그에게 할머님께 했던 정성으로 임할 것이다

앞으로 49제 동안 음주가무와 글쓰기를 중단한다.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곳에서 그 기간 동안이라도 오지랖 떨지 않기 위해서

일상에만 전념하고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정리되면 49제가 끝나고

그를 추억하는 글 한 자락 남겨보고 싶다.

같이 해주신 당근형님 소라네형님 영판님 빈삼각묘님 황소걸음마님 일곱길거리님 못안님

그리고 모두에게 감사하고 오로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