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드라마 기적,을 보았다..

마지막에 이르러서 두 가지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

하나는, 혼수에 빠진 주인공이 스스로 반성하면서

기적이 일어나면 무슨 일을 할 지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크게 뉘우친다..

그렇다..

필요하지 않은 기적이 어찌 발생하랴..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정말 필요하면 일은 생겨난다- 이것이 바로 기적의 근간이 아니겠는가?

스무 해가 아직 좀 덜된 어느 날

원력을 세워서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었다.. 당시에는

깨달음을 말하는 동네에서 왠 원력이냐? 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이제 세월은 흘러서 나도 이따금 서원이나 발심을 말하기도 하는 세월이 되었다..

사랑이 제일이지만, 제1의제로서의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

사랑이 소망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어떤 양태로든 구체적 소망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통합적이고 실존적인 소망의 디자인이 낫다..

소망이 있으면 그 필요에 의하여 방편이 생겨나고, 주어진 기회를 포착하게 되고, 그래서 어려움을 넘어서기도 하고 기회를 포착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망이 진정한 것이 아니면 기회가 다가왔을 적에 진짜 소망인 속마음에 따라서 반응하게 되고, 그러면 표면적 소망과는 어긋나게 되니, 하늘과 사람을 원망하기 쉽다..

자신의 소망을 두루 안다면, 크고 작은 기적의 신호가 왔을 적에 귀기울여 들을 수 있으리라..

평소에 자신의 소망을 잘 알고, 그 필요에 따라서 성실하고 감수성있게 살아간다면

큰 기적이 없어도 종내에는 소망이 이루어지는 기적을 맛보게 되지 않겠는가?

저자, 즉 작가는 이어서 또 다른 명언을 해주고 있었는데

우리는 기적 속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죽어가던 사람이 사는 것이 기적이라면, 살아있는 우리가 죽음의 위험에 처하지 않는 것은

더욱 기적이 아니겠는가?

그 집안의 딸 조차도 조사의 뜻이 온갖 꽃에 가득하다고 노래하였던, 유명한 방온거사의 노래에는

신통과 묘용이 물나르고 땔감 옮기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여섯 가지 유명한 신통의 양태가 있더라도, 그런 신통과 묘용을 이루어내는 토대는

일상생활이 이미 기적임을 인식하는 그 평온한 마음이다.. 신통이 묘용이라면

기적을 이루는 그 바탕은 더 기적이 아닌가?

욕심을 부리다가 죽을 병에 걸린 사람이 기사회생하는 것이 기적이라면

평소에 욕심과 원력을 잘 배합하여 무탈하게 생존하고 덕스럽게 살 수 있다면, 더 기적이다..

인생은 결국 반집승부요

소리소문없이 이겨내던 소년 이 창호의 놀라움이 거기에 있었다..

두 차례에 걸쳐서 국가적 기적을 이룬 이 창호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아직도 그가 나서야 하는, 기적이 필요한 한국이 염려스럽고

6개월 정도만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다면,

그가 이기는 것이 너무나도 일상적이어서 결코 기적이 아니던

그런 편안함과 찬탄으로 그의 바둑을 보던 과거의 추억이 또다른 버젼으로 주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어서, 당분간은 제발 기적공연은 쉬고

하릴없는 휴식이 주어지기 바라게 된다..

묘수가 자주 등장함은 상서롭지 않다고 바둑격언에서도 말하였는데

노 희경 작가는 두 가지를 정리해서 알려주었다..

1. 기적이 필요하다면, 그 기적이 필요한 이유를 스스로에게 납득시켜라..

2. 모든 기적은 일상의 작은 패턴이 극대화된 것을 인식할 수 있다면

소망의 뿌리에 사랑이 있음을 알 수 있다..

 ** 제가 지금 댓글쓰기가 안됩니다..

송구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