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일기139, 올해의 책 10選

올해의 10대 뉴스 등이 지면을 장식하면 어느덧 연말이구나! 불현듯 느낀다.

올해의 책 10選, 수십 년째 보아오던 신문이지만 올해 처음 보며 느끼는 마음은 이 또한 지속되던 일일 텐데 그동안은 내겐 안 보였구나 싶다.

책읽기와 글쓰기에 그동안은 관심이 없다 최근에 나도작가 코너에 점방을 열어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일까?

오로에 2001년 동호회를 만들고 그 후 매니아광장에 가끔 글을 올리기도 하였으니 그동안도 관심은 없지 않았을 텐데.

대항해시대-주경철 서울대출판부, 하늘에서 본 한국, 개밥바라기 별 황석영, 뇌 생각의 출현,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창비, 슈퍼 자본주의-로버트 라이시 김영사, 풍선을 샀어-문학과 지성,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현실문화, 제국의 미래-에이미 추아 비아북스, 모던타임스-폴 존슨.

10권의 책 중 본 것은 하나도 없다. 잠실의 교보문고에도 몇 번 갔었고 책을 몇권 사기도 했었지만 안목과 취향이 달라서일까 부족해서 이었을까? 10권의 책을 모두 사오고 원서도 교보에서 외국에 주문해 배달을 부탁해보는 상상을 해본다. 마음의 여유 시간의 여유, 돈의 여유 모두 부족한 지금 사치스런 망상이지.

기원 한 구석에서 컵라면에 소주 한 병을 먹은 10급 조 씨 영감은 일요일 밤엔 장애자 재활원으로 귀소를 해야 한다면서도 전혀 돌아갈 생각이 없는지 남들이 바둑 두는 옆에 앉아 훈수에 비웃음과 고성에 잔소리이다. 키도 큰 바둑 두던 이가 일어나 조 영감 앞에서 욕을 하며 기탁을 발로 찬다. 바둑알들이 쏟아지나 조 씨 몸에 부딪히며 기탁이 옆으로 밀리며 쓰러지진 않는다. 낫살이나 처먹은 영감들이 저게 웬 추태일까?

저쪽 구석 훌라판 자리에선 아까부터 술자리이다. 바둑도 못 두는 75세 위 정도의 영감은 매일 술 먹는 재미에 오나보다. 돈 푼은 조금 있는지 2만 원 정도 안주를 시키면 이사람 저 사람이 돌아가며 소주나 막걸리를 몇 병씩 사오곤 해 추렴이다. 돈 자랑이 하고 싶으면 술집이나 식당에라도 가서 사던가 술이 좋으면 제집에서 먹을 일이지. 바둑배울 머리는 없었어도 잔꾀로 잔 돈 들여 저보다 몇 살 어린 영감들에게 우세 떨고 싶은가 보다.

법학자인 추아(Chua) 예일대 법대 교수는 중국계 여자로 세계 초강대국의 성립, 유지 비결과 몰락 요인을 '관용'(Tolerance)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저서 제국의 미래에서 설명한다. 한 사회가 세계에서 경쟁자를 물리치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인종 종교 배경을 따지지 않고 손꼽히는 능력과 지혜를 갖춘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관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고대 페르시아 제국으로부터 로마, 당, 몽골, 스페인, 네델란드, 영국에 이르기까지 모든 초강대국들은 관용을 통해 최고의 인재들이 제국에 참여하고, 번성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내용이란다.

이 책은 제국의 쇠퇴는 불관용과 외국인 혐오, 그리고 인종적, 종교적, 민족적 순수성에 대한 촉구와 함께 시작됐다고 경고한다. 주목할 것은 쇠퇴의 씨앗을 뿌린 것 역시 관용이었다는 사실이다. 제국이 관용을 토대로 다양한 인적자원을 끌어들였지만, 이들을 제국의 일원으로 일체감을 갖도록 끌어안는 데 실패했을 때, 붕괴의 원인이 된다는 예기다. (J일보 Books 인용)

바둑사이트 게시판도 '관용'(Tolerance)이라는 키워드에서 자유롭지 못하여 가끔 불편하고

기원의 바둑판도 '관용'(Tolerance)이라는 용어를 감싸 담기엔 너무 작은 것일까?

신문사의 신춘문예에 응모작이 무려 1만42편으로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단다.

이중 詩가 (7,003편), 동시 (1,401편), 시조 (519편)이니 모두 8,923편 거의 90%이다.

소설은 613편이 응모작이다.

6개의 숫자 조합을 만들어 로또당첨을 기대하듯이 몇 개의 난해한 낱말을 조합하여 자신도 모르는 남도 모르는 망상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올해 초 紙上의 신춘문예 심사위원장의 인터뷰 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작년까지 시인으로 등단한 제자가 130여명이 넘는다지요?”

“그건 바퀴벌레가 알을 까는 것과 같아”

다시 1년이 지나 응모작은 1만 편이 넘었단다.

제국의 미래를 저술한 에이미 추아 같은 저자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