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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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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바둑일기 189, 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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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일기 189, 개사랑 편 바둑에 들어 한 판을 지고나니 판이 깨진다. 둘 사람도 없어 일찍 나서 세탁소에 병원 유니폼을 맞기고 나의 Favorite Dish 함바 집에 모처럼 저녁을 즐기러 간다. 오랜 단골집인 세탁소 주인은 묻는다. 병원에서 유니폼 한벌 얼마 밪는다 했죠?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 한 벌 5천원인지 아니 의사나 간호사들은 비싸게 받는것 같던데요. 본능적으로 비싸게 얘기하면 내게도 비싸게 부를 것 같아 방어심리가 자동으로 작동한 것일까? 백반에 소주 한 병을 청하고 티브이를 보는데 기원에서 자주 보던 영감이 들어선다. 피곤한 척 눈에다 손가락을 대곤 시선을 피한다. K시장에서 밤일을 하는지 그는 항상 아침 일찍 기원에 만취가 되어 와서는 소파에 앉아 자다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져 배를 내놓은 채 잠에 들어 깨워도 일어나지도 않기가 다반사였다. 안 취한 그를 보기는 십년만에 처음인 듯 하다. 연이어 들어선 다른 손님은 역시 시장 상인인지 그와 합석을 하곤 대화를 시작한다. "아니 왜 일을 안 나가세요?" "이젠 은퇴하고 물러났지." "왜 벌써?" "안 보이셔서 아침에 계시다 일찍 들어 가시는 줄 알았어요." "아들 놈 한테 물려줬지." 평소에도 자주 보며 거래하던 이들인지 상대의 사정에 훤하다. 제가 뱀띠 올해 59인데 63이시면 저보다 5년 위 이시네요. 저는 한 5년 더 하다 은퇴해야죠. 시장에 아들한테 물려주신 분들이 많아도 사이가 안 좋은 일이 많던데요. 그건 간섭을 해서 그래. 물려 줬으면 간섭을 말아야지. 용돈도 궁해서 물려준 후 곤란한 분들도 많던데요. 그건 그래. 주머니에 20만원은 있어야 누가 불러도 나가서 먹기도 하고 사기도 하는 건데 그렇게 달라 그러기가 그렇지. 그럼 강원도에 자주 가시는 거에요? 추운데 거기가서 뭐하세요? 이웃이 있으세요? 한국이 겨울에 안 추운데가 어딨어? 이웃은 만들어야지.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딨어? 즐겁게 생각하면 되지. 개 한마리만 있으면 외롭지 않아. 강원도 농장에서 나올때는 오래 비우면 개는 어떻게 하고요? 개는 먹을것을 충분히 주고 오면 알아서 먹으며 일 이주일은 버텨. 한 마리가 아니고 두 마리야. 나는 개를 사랑한다고 까지 할 수는 없지만 관심이 있었는데 개가 사실 주인이 잘 때까지 곁에서 지키고 사람보다 낫죠. 무시하며 통성명도 안 했던 그가 저리 소신과 논리가 정연할 줄은 미처 생각을 못 했었다. 선입견과 편견은 내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군. 추운 겨울의 시골 농장 자연을 사랑하고 동물 개 를 사랑할 수 아는 그 였기에 그만의 방식으로 바둑의 열정을 보여 주던 것인데 내가 미처 이해를 못 했던 것이군. 개만도 못한 놈이란 소리가 있지만 개를 사랑 할 줄 알던 분과 자연을 사랑 할 줄 아는 분과 그런 분의 바둑을 우습게 여겼으니 내가 ㄱ 만도 못한 부족한 인물 이었을 뿐 이군. 다만 한가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댁에서 맛 있는 것 하라고 하셔야죠. 여기서 드세요?" 자식에게 가게를 물려주고 은퇴한 이가 함바에서 혼자 저녁을 먹는 것은 이상하긴 하다. 일찍 상처를 한 것일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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