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보는데, 돼지가 한국의 대표음식이라는 표현이 들린다..

돼지가 음식인가?

하긴 음식으로 사용되긴 하지만, 좀 지나친 습관화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요즘은 좀 문제가 있어보인다..

한우사랑이라는 말도 곧잘 들리는데, 한우들이 그렇게 사랑해주는 한국사람들이 고마웁고 눈물겨울지 좀 궁금하다..

음식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면 멀쩡하게 생긴 여성들도 이 가게에 적은 돈으로 많이 먹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푸짐한 음식에 이 가게가 한국최고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문제가 있어보인다..

나는 아직 채식주의자라곤 할 수 없다.. 육식을 이따금 하는데..

반드시 육식의 문제 만이 아니라, 방송을 보고 있으니 이렇게 식탐이 보편화되는 사회라면

과연 무슨 안정적 문명이 제대로 형성되겠는가 의심이 간다는 말인 셈인데..

그러고보면 요즘 바둑은 그저 이기는 것을 숭상하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둑이 반드시 승부를 다투는 역할만 있는 것인지도 의심한다.. 그러니 요즘 속기가 과도하다는 말도 곧잘 들린다..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야 서둘고 조급하고 탐내는 마음을 자각하고, 마음과 상황을 자각하면서

뚜벅뚜벅 두어나가는 안팎의 리듬 같은 것이 가능할텐데, 주어진 시간 안에 해치워야 하니까

바둑은 스포츠보다 더한 강박이 되어가는 것인가?

식탐이 사회적으로 보편화된다는 것은 몸의 기본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말이 되고

이것은 매사에 사리가 있다는 인식이 약하다는 말이 된다..

그러면 일단 먹고보자가 되고, 그렇게 먹고보자가 되니까 다시 에스라인 찬송가가 울리게 되고

그것은 다시 성형천국이 되고, 몸짱에 짐승남에, 인생에 아무런 방향이 없고, 다만 남들처럼, 혹은 일단 잘 살아보세가 된다..

그러면 자연히 욕심이 긍정되고, 같은 욕심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보편적 이익을 위해서 조금 양보하는 일도 왜 굳이 해야 하는지 자기가 심하게 당해보기 전에는 뾰족한 이유가 없다.. 다들 그렇게 살아갈 뿐이고

시비논란 토론이라는 것도 다만 그 주제가 밖에서 주어진다..

인생의 주제가 밖에서 주어지는데, 어찌 경영자가 되겠는가?

애초에 경영자는 소위 재벌회사에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경영자이고, 회사의 경영은 그러한 자기경영의 외적인 표현일 뿐이다..

이전에 어떤 글에서 읽은 것인데

세계 유수의 수학모임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선 회원의 자격이 한 해에 논문을 한 편 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논문의 주제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그리고

눈문의 주 심사관점은, 논문이 품질 자체가 아니라

어떤 주제를 다루는가가 우선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남이 선정한 주제에 기능적으로 잘 쓰는 것 보다도

스스로 주제선정을 하는 안목이 바로 기본실력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런 글이 나오는 기본 배경은 아마도, 소위 새 천년대가 지금과 같으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안목부족때문일 것이다..

뭐 세상에는 이러저러한 상황들이 다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정도의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이전에 아무런 주체적 사고가 없이 휩쓸려다니는 모습을 보고는

중국의 문화혁명에서의 홍위병을 운운하곤 했는데

그래도 수천만이 산다는 공동체의 풍토가 먹고보자 살아남고 보자, 이기고보자

머 이런 식이라면, 세상에 없지는 않은 숫자의 김 예슬들이 답답할 만하다고 여겨진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제 이미 이런 풍토가 상당히 사회적으로 습관화되고 있기에

서구문명 정도의 사회적 성숙을 위해서 우리도 또 그들과 같은 세월을 똑같이 거치는가 하는 답답함 때문이 아닌가 싶다..

조선조는 유교의 나쁜 면때문에 망했다고들 하고, 고려조는 불교의 나쁜 점때문에 망했다고들 하는데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이렇게 지멋대로 흘러가서야

돼지가 대표음식이면, 세상에 음식아닌 것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좀 대강적당한 문명이 조금의 희망의 싹이라도 보였으면 하는 생각..

 ** 다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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