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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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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남을 것 같은 관광지 “사랑의 자물쇠”의 약속보다
밀물만 와도 사라질 백사장에 쓴 “사랑의 글씨”가
결코 가볍다 할 수만은 없는 것처럼.. 그 누가 알고 만들어 놓은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죽기 직전 그 짧은 순간에 본인이 살아온 인생이 고속필름 돌아가듯이 모두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기억이 난다고 하네요. 마냥 좋았던 시절 바닷가 모래 위에 쓴 "사랑의 글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겁니다. 그러나 유명한 관광지에 수도 없는 "사랑의 자물쇠"는 아직도 매달려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많은 사연의 사랑들 중에 "모래 위의 글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가슴에 새겨져 애절한 "그리움"으로 남을 수도 있고... "사랑의 자물쇠"처럼 아직 고철로 매달려 있지만, 무책임한 약속의 흔적으로 한낮 낡은 "빛바랜 추억"으로만 남았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랑이 결실을 맺어서 아들딸 낳고 잘 사는 커플들도 있겠지만요.^^.) ... 흔적 ... 언제였는지도 모를 지난날이 희미해지는 이유는 무책임한 나의 망각 때문일 겁니다. 그 희미한 지난날이 허무하게 가슴 시린 이유는 망각이 지운 내 흔적 때문일 겁니다. 지나간 어느 날의 흉터일지도 모를 그 흔적을 만져보니 오늘은 그냥 눈물이 납니다. 그런데 그다지 아쉽지도 않은 그 회상의 눈물은 아마 지금의 외로움 때문일 겁니다. 지나는 무심한 바람에 스러져간 모래 위의 글씨처럼.. 내 삶의 자국은 세월의 바람이 지워준 모양입니다. 지난 행복이나 고통이 다 같은 모래 위의 글씨 같다지만.. 그래도 행복이라는 글씨만이 희미하게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빈자리에 스며든 지금의 외로움 때문이 아니고.. 곧 떠날 아쉬움에 드는 지난 그리움 때문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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