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삼국지 배경

유방에 의해 세워진 한나라 왕조는 400년 가까이 이어져 오는 가운데 마침내는 부패하여 기울기 시작했고, 영제 때 그 절정에 달했다. 그 시대는 계층 간의 이동이 심했다.

체제가 안정된 태평성대라면 사회의 밑바닥에서 이름 없이 생애를 마쳤을 것이 뻔한 위인들이 세상이 어지러워지자 느닷없이 역사의 표면에 등장하여 무대가 좁다 하고 마구 설쳐댔다. 난세에는 오직 실력 있고 뛰어난 자만이 살아남고, 돈이나 배경이 통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 난세에 그 시대적 배경을 등에 업고 영웅이 출현 하는데 유럽의 나폴레옹이나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 집단 등이 바로 그것인데, 유비나 손권 등도 비슷한 처지였다.

어쩌면 삼국지에 나오는 인간 드라마야말로 오늘날과 같은 어지러운 세상에 살아남는 가장 재미있는 처세의 지혜이고, 역사의 교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후한 말기의 중국에는 네 가지 세력이 서로 싸우고 있었다. 환관과 외척, 관료와 무장들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단 한 가지 황제가 무능하고, 나이가 어렸기 때문이다. 후한 말기가 되자 어찌된 일인지 황제가 젊어서 죽는 일이 계속되었다.

따라서 자연 어린 임금이 뒤를 이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 영제는 어린 나이로 한 나라의 황제가 되어 전혀 통치능력이 없었으므로 눈먼 천자라고 불리고 있었다. 어린 임금이 자리에 오르면 관료세력이 행정을 장악하여, 임금을 보좌해야 되는 것인데, 당시 십상시들은 본디 환관으로서 어린 영제를 눈뜬 소경으로 만들고 그 이름을 빌어 권세를 부리며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영제는 장성한 뒤에도 십상시들의 농간에 놀아나 정치를 전혀 돌보지 않고 주색에 빠져 천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당연한 결과로 백성들은 무거운 세금에 울고 가난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능력이 있어도 그 뜻을 펼 수 없는 사람은 반란에 가담하게 되어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