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의 대화" 제목을 적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냥 여러 이야기를

적을껀데 말입니다. 남자가 식물을 기르는게 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쪼잔하게 각종 식물을 화분에 기르는 것이 그렇게 대범해 보이는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 어린시절부터 한번 재미를 들이니 그 재미가 솔솔합니다.

불같은 저의 성격에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곰탱이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불"같고 "칼"같습니다. 성격이 급한데다가 날카롭기까지하니

좋은 성격은 아니지요. 몸은 느릿느릿 하지만 속에서는 천불이 납니다.

행동이 느려진 것도 어린 시절부터 의도적으로 행동한 것이 습관화 된 겁니다.

옛날은 그랬잖습니까? 아부지는 성격이 급해 빨리 앞에 걸어가고 엄마와 애는 뒤에서

짐 들고 따라오는 것 말입니다. 그게 어린 마음에 싫어 계기가 되었는 봅니다.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식물을 잘 기르지 못해 식물들이 자주 죽어. 식물은 내게 안맞나 봐'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은 식물과의 대화를 못하는 사람입니다.

식물과의 대화란 다른거 아닙니다. 말을 붙이다보니 그렇지. 사실은

관찰력입니다.

식물을 잘 기르지 못하는 사람은 식물이 많이 변화하고서야 그 변화를

발견하는 겁니다. 즉, 변한 것을 알아 차렸을 때는 이미

얼었거나 말라죽었거나 뿌리가 썩은 겁니다.

식물과의 대화가 가능한 잘 키우는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식물의그 미세한 상태를 알아보는 것이지요.

온도, 햇빛, 물, 바람 등에 의해서 하루동안 변한 것을 인지하고

화분의 자리를 바꾸어준다든지 조절을 해주는 것이지요.

저는 그 미세한 변화를 보는 능력을 식물과의 대화라 말합니다.

바둑과의 대화도 가능하겠네요.

하수는 대마가 죽고 나서야 그 변화를 알고

고수는 바둑돌과 대화를 하기때문에 그 미세한 반상의 실리와 세력의 변화

를 알아보고 미리미리 조치를 해서 바둑을 운영하는 것이겠지요.

그게 바둑과의 대화가 같습니다.

사실 살다보면 잘 모를때가 있지 않습니까?

한참이 지나서야 그 변화를 보게되는 것 말입니다.

오늘 저도 아침에 셔츠를 다리다보니 셔츠가 참 많이 얇네요

안이 비칠 정도로...

팔이 길어서 그냥 겨울용인줄 알았는데...

팔이 길어도 가을용, 겨울용 그렇게 구분이 되나봅니다.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야겠습니다.

가을부터 계속 입다보니 겨울인줄도 몰랐네요.

한국바둑도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한참 잘 나갈때는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그냥 바둑만 세계 제일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10년이 넘고 20년이 되다보니 문제가 들어나는게 아닐까요?

가끔 '자'를 대어보면 바른 줄 알았는데 조금 비뚤어져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각도차이가 나면 모르지만

그게 한참 가면 끝에서는 많이 차이나지 않습니까....

아이 추워... 셔츠사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