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겨울인데 오늘이 봄이고

오늘이 봄인데 내일은 겨울은 시간의 흐름 속이다.

농심배의 이세돌9단은 무적일 것만 같았는데

오늘은 같은 상대인 구리9단에게 졌다.

구리9단의 이름 속에 있는 "力"과 이세돌 9단의 "쎈돌"이라

이름만으로 그들의 대결은 대륙의 부딪힘에서 오는

지진같은 힘이 느껴진다.

아마 이런 말이 될지 모르겠다

구리9단의 초반, 이세돌의 중반 전투력, 이창호 9단의 끝내기...

만약 이제 완성형의 바둑이 나오려면

그 3가지를 갖추어야하지 않을까? 그중 이창호9단의 끝내기를

완성되었다본다면, 이창호 9단의 형세판단으로 바꾸어도 되겠다.

그 세가지면 역대 최강의 기사가 아닐까?

농심라면배의 이세돌의 바둑을 보고 이런 생각을 가졌다

비록, 그 다음판으로 무너지기는 했지만...

구리 9단이 그렇게 좋은 포석에서 졌다는 것은

어쩌면 포석은 부질없는 것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끝내기의 우위는 이창호 9단에서 보듯이 그 힘이 절대적이었다.

중반전은 이세돌 9단이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수읽기를 기반으로 한 전투력은 포석의 불리함도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10-20수의 포석의 우위라는 것이 프로기사 수준의 상식에서

의미하는 것이지, 이세돌 9단처럼 그후 돌의 수가 증가할 수록

포석의 10-20수의 돌은 그 가치가 격감해서 심지어 폐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농심배의 빵따냄의 무가치화처럼...

그래도 포석이 유리하면 그만큼 우위를 점하는 것은 맞다.

그 가치가 얼마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포석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매판 그런 포석을 펼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 포석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포석을 계속

개발해야하는데 가능한가?하는 것이다.

포석은 투입되는 시간에 비해서 수읽기를 기반으로한 전투력이나

끝내기보다 효율성이 낮다는 것이다.

포석도 자신만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계속 쉽게 양산할 수

있는 것이라면 모르되 연구되지 않은 포석을 개발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구리 9단과 이세돌 9단의 앞으로의 대국은

얼마나 구리 9단이 포석에서 우위를 점하며 중반전투력을 더 보강하느냐?

이세돌 9단이 얼마나 포석에서 성장을 해서 손 쉽게 이기느냐?하는 것인데...

둘다 어렵다면 이세돌이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을까?

중반전투력은 메이드인데, 포석은 불확실 하니까...

그런 생각중에 읽는 책이

이덕일의 "시원하게 나를 죽여라"와 조용헌의 "조용헌의 명문가"이다.

윤선거, 윤휴, 윤증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고 있다.

나는 왜 송시열은 들어보았으나 그들은 들어본 적이 없고

이완용은 들어보았으나 이회영은 들어본 적이 없는가?

노론이 주자학으로 나라를 말아 먹을때 같은 양반중에 윤선거, 윤휴, 윤중 등이 있었고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 먹을때 3만석의 재산을 팔아 만주로 가서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을 한 이회영이 있었다.

다 그런 시대라며 덮기에는 그들의 존재가 너무 크다.

쉽지 않은 삶이지만 그들을 보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것을 보게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책에서는 그렇게 말하지만, 나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그 감당하지 못하는 시선을 비겁하게 바둑계로 돌려 본다.

다 그렇게 사는 것이라지만

바둑계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있어야한다.

프로는 수많은 바둑팬의 대표이며 그 역할을 해야하는 위치이다.

그냥 침묵하고 있을 위치는 아닌 것이다.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꼬장꼬장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어야한다.

그 책임을 가장 많이 느껴야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김인,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그렇게 이어지는

우리나라 진정한 국수들이다.

"왜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가?"

바둑계에서 열매만 따고 의무는 없는가?

그들의 명예는 지상허명인가?

국수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