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각되는 주제 중 하나는 전도,라는 것이다..

뒤집혔다는 뜻이니까 영어로 하면 reversed 정도가 될 것이다..

그건 그런데...

지금 독일축구를 보니까 참 잘 한다..

무엇이든 잘 하는 것은 벌써 표가 난다..

독일은 이미지도 그렇지만, 아마 축구도 그렇지 않나? 이전에 차두리를 두고 하던 말이

뛰긴 하는데 공하고 무관하다 그랬나? 그런 식으로 좀 일단 무식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조직력과 힘은 좋지만 섬세한 맛은 없는 그런 인상이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골을 넣는 모습이 정말 소상하다...

축구를 야단스럽게 하지 않는다..

산책을 하러 나갈 적에 이미 한 골이 들어가 있었는데, 귀가 하고나서 후반을 보니까

이후에 들어가는 골은 모두 소위 centering이라는 것이 발로 하는 것이 하니라 손으로 던져주듯이 하고

골을 넣는 선수들도 서둘지 않는다.. 두번째 골을 보면 끌로제가 받아서 골키퍼도 없는 골 앞에서 다시 공을 정지시킨 다음에 호흡을 고르고나서 넣는다.. 마치 농구선수가 넣는 것 같다..

세 번째 골은 쎈터링하는 선수가 골라인 근처까지 계속 상대수비를 따돌리다가 자기 선수의 움직임을 보면서

공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서 밀어준다.. 그렇게 되니 슈팅도 슈팅이 아니라 들어오던 선수의 발에 맞아서 들어가는 모습이다..

네번째도 그렇다.. 센터링을 하는 게 손으로 던져 주는 것 같고, 끌로제도 배구선수가 리시브하듯이 받아서

오른 발의 각을 의도하듯이 방향잡아서 넣는다.. 몸의 동작에 자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리선수들과 아르헨 게임을 할 때에 보고 느낀 것은

체력과 조직력도 좋지만, 앞으론 개인기도 필요한 시기가 되겠구나 라는 느낌이었다..

이과니의 두 번째 골은 들어가고 박 주영의 프리킥은 안들어갔다.. 평소실력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독일축구를 보니까 이제 독일은 유럽축구에 남미의 장점이 좀 합쳐졌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21세기 축구가 탄생한 것이다...

아르헨의 오늘 모습을 보니 수비의 조직력이 떨어진다.. 개인기중심의 팀이 개인기와 조직력이 결합된 팀을 만나니 무너지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독일축구를 보니, 한국은 이도저도 아닌 것 같다..

조직력도 개인기도 부족한데, 아직 정신력과 투지 중심이다..

오늘 독일축구를 비유하자면, 휴직 후의 이 세돌을 닮았다고나 할까?

이전의 이 세돌은 비교적 남미스타일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휴직 후에는 완급의 조절이 보다 원만해진 느낌..

이기려면 이길 수 있고, 품질있는 바둑을 두라면 둘 수 있다고 오늘 말하더니

세상사를 통해서 결국 우리가 배우고 익히는 것은 품질있는 창조, 그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 이 세돌의 바둑에서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다행이다..

제목을 전도라고 써놓고, 축구이야기를 좀 섞으려고 시작하였는데

축구이야기만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역시 아름다움은 보편적인 것이다.. 독일축구에서 매력이 느껴지니까 독일에 대한 막연한 매력없음이 좀 주는 느낌이 든다..

독일에는 왠지 좀 갑갑함이 원래 있는 것이었는 지도 모른다.. 내 생각이 아니라

니이체의 자서전으로 [이 사람을 보라]라는 책이 있는데, 여길 보면 맨 프랑스 칭찬 뿐이다..

그런데 오늘 독일축구를 보니까 좀 프랑스 분위기가 섞인 것 같다..

메르켈 총리가 남아공 경기장으로 왔던데, 얼마나 좋을까? ^^

11.

三十輻共一轂 當其無有車之用

埏埴以爲器 當其無有器之用

鑿戶유以爲室 當其無有室之用

故 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서른 개의 바퀴살은 모두 하나의 허브를 굴리는 겁니다.. 허브의 빈 공간에 수레의 쓰임새가 있는 겁니다..

진흙을 개어서 그릇을 만들면 그 안의 빈 공간이 그릇입니다..

창을 내어서 방을 만들면, 그 안의 공간이 방이죠..

형태있는 것들이 유용하게 쓰이는 것은 모두가

無를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 인간도 하나의 형태이다..

59. 治人事天莫若嗇,

夫惟嗇 是謂早復, 早復謂之重積德,

重積德則無不克 無不克則莫知其極,

莫知其極可以有國, 有國之母可以長久

是謂 深根固柢 長生久視之道.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에는 아끼는 것 만한 것이 없다..

아낄 줄 알아야 빨리 회복하는 것이고

회복할 줄 알아야 덕을 거듭쌓을 수 있다..

덕을 쌓으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는데

이기지 못할 것이 없으면 그 끝간데를 모른다..

끝간데를 모르면 나라가 있을 수 있고,

나라의 어미가 있으면 장구할 수 있다..

이것을 두고 뿌리를 깊고 견고하게 만들어서 장생하고 구시하는 도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