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은행 부지점장이라는 사람과 짧은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회사에서 보내 온 결산서 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아직 상사가 보고 있어 내가 직접 보지는 못했노라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에 10개를 해주기로 이야기가 되었는데, 20개는 해줘야지

 저희가 좀 할 수 있습니다. 10개 해주시면 다른 곳에서 7개 가지고 가면

 저희는 3개 밖에 안되서..."

이런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은행 부지점장이라는 사람은 아마 10억원을 10개라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즉 "개"="억원"인가 봅니다.

혼자 그렇게 사용하는 것인지 은행원들의 은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천박하게 들리더군요. 깡패, 양아치만이 천박한 말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다른 기관에 와서 어떻게 그런 말을 버젓이 사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저희 직원중에도 입이 험한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단어를 사용해도 왜 그렇게 질 낮은 단어를 사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꼭 단어가 욕이 아니더라도 폭력적인 단어 있잖습니까?

"그렇게 말하면 안됩니다라고 말했어야하는데..." 이런 말을

"그 말에 귀싸데기를 날렸어야 되는데..."라고 표현한다든지 말입니다.

지금 그 말을 옮기는 순간도 거북하고 그 말을 들을때 고개를 돌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바둑을 두다보면, 바둑을 보다보면 우격다짐으로 두는 사람이 있습니다.

분명이 그렇게 두면 안되는 자리인데, 상대를 억지로 굴복시킬려는 사람 말입니다.

억지로 상대가 약해보인다고 무리수를 남발하는 것이지요.

결국 상대보다 수읽기가 조금 나아서 수를 성공시킬 수는 있겠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천박한 바둑이라 생각합니다.

그 바둑을 승부의 입장에서 본다면 상대의 심리를 이용하게 무리수를 둬서

이기는 것이 하나의 기술 일 수도 있겠지만, 마음의 바둑의 입장에서

본다면 천한 바둑이지요.

일상 생활에서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조심하고 삼가하는 것이 같이 살아가는 방법인데, 굴복을 강요하고

강제 시켜 상대로 하여금 편안하게 바둑을 못두게 하는 것은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승부의 바둑에서는 무리수를 응징하면 되는 것이기에 ''천박한 바둑'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지만, 제가 생각하는 마음의 바둑에서는 바둑이란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에 천박한 마음으로 바둑을 둔다면 그 바둑 또한 천박하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의 바둑한판 두고 자고 싶지만 늦은 시간이라, 글만 적고 하루를 마무리합니다.